5월부터 개봉동 여기저기 담 너머로 피어난 장미를 볼 수 있었다. 개봉동에 살면서 이토록 많은 장미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장미꽃들을 볼 수 있었다.
3월에는 진달래, 4월에는 벚꽃, 5월에는 철쭉, 6월에는 장미 등 달마다 때를 만난 꽃들이 있기 마련이다. 봄과 여름을 거쳐 수많은 꽃들이 피고 졌다. 예년에 없던 추위로 인해 벚꽃이 힘 한 번 못 써보고 시나브로 져버렸지만 장미는 다행히 좋은 날씨를 만나 한창 때를 누릴 수 있었나 보다.
오규원 시인은 ‘개봉동과 장미’라는 시에서 “저 불편한 의문, 저 불편한 비밀의 꽃 / 장미와 닿을 수 없을 때, / 두드려 보라 개봉동 집들의 문은 / 어느 곳이나 열리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아름답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시를 지닌 장미에게서 우리 사회 소시민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개봉동에서 안양천으로 가려면 목감천을 따라 가는 게 가장 편한데, 이때 목감천과 안양천을 연결하는 아파트 옆 소로를 통과해야 한다. 이 길에는 장미나무가 나란히 심어져 있고, 지난 5월부터 피기 시작한 장미들이 이제는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벚꽃은 작은 바람에도 멀리 흩어져 버리지만 장미 꽃잎은 그렇지 않아 길섶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러나 마치 피를 뿌린 듯 검붉은 모습의 꽃잎들은 6월의 오랜 상처를 헤집고 만다. 그래서 법정 스님은 “6월이 장미의 계절일 수많은 없다.”고 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전쟁의 기억들은 제각각이라서 누구는 자유 수호의 성전으로 기억하며 주석궁으로 탱크를 밀고 들어가야 한다고 저 북쪽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50년 전 6월은 이 땅에서 언어와 풍속, 역사가 같은 겨레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노약자, 부녀자, 어린아이 가리지 않고 학살을 자행했던 무참하고 비참하고 끔찍한 살육이 시작됐던 달이다. 우리가 6월을 기려야 하는 이유는 전쟁의 참혹했던 속살들을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이 땅에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길섶에 모인 붉은 장미 꽃잎에서 붉흔 선혈의 악몽이 자꾸 오버랩된다. 6월의 붉은 장미에서 더 이상의 피 냄새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특정한 불운이 겹치는 날이 있다. 어제의 불운은 자전거다. 혹시나 지레 사고를 걱정하는 분들이 있을까 미리 말하지만, 걱정마시라. 아주 사소한 불운들이 찾아왔을 뿐이니 말이다. 예를 들면 그런거다. 평상시에는 전화도 오지 않는 휴대전화가 꼭 필요한 전화를 기다릴 때면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다던가, 오랜만의 나들이에 가져간 카메라가 그날따라 말썽을 부린다던가 하는 기계의 고장과 사람의 운이 겹치는 사소하지만 불편한 사건들이다.
사고의 발단은 콤팩트3.0의 펑크에서 비롯됐다. 지난주에 펑크가 났고, 주말 내내 잡일로 정신이 없어 그냥 보냈다. 월요일날은 대중교통으로 출근을 하는데, 복잡한 버스와 전동차가 그날따라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어제는 아버지의 자전거(옛날 내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 자전거도 워낙 오랫동안 험하게 타서 그런지 상태가 심상치 않았던 것이 문제다. 무사히 출근을 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영등포를 지나 막 신도림역 앞에 도달할 즈음 뒷바퀴에서 둔탁한 느낌이 전해져 오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싶어 돌아 보니 바퀴가 펑크났다.
천상 신도림역앞에서부터 자전거포가 나올 때까지 걸어야 할 상황이었다. 매번 지나던 길이라 평소에 자전거 점포를 눈여겨 봐둔 것이 다행이었다. 찬찬히 생각해 보니 집에까지 가는 길에 2곳의 자전거 점포가 기억났다. 하나는 구로역 가기 전에 있고, 또 하나는 동양공전 앞에 있다. 그러나 이내 다가온 기가막힌 불운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게 했다.
신도림역에서부터 자전거를 질질 끌고 가며 구로역 쪽에 있는 자전거 점포에 도착했다. 점포의 문 앞에는 23일부터 25일까지 휴가를 간다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고, 가게 가니 쉬는 날이다. 해는 점점 뉘엇뉘엇 지는 데 갈길은 멀다. 다음 자전거 점포인 동양공전 역 앞으로 향했다.
이놈의 자전거가 심술이 났는지 구로역 횡단보도를 지나자 마자 또 말썽이다. 푹 꺼진 뒷바퀴 휠에 끼우는 고무바킹이 빠져 덜렁거리면서 자전거 바퀴에 감기는 게 아닌가. 또 한참을 자전거와 씨름하다가 결국에는 고무바킹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삐꺽삐꺽, 바람 빠진 자전거 바퀴의 처절한 울음 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마치 학교가기 싫어 꾀병부리는 아이의 투정같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동양공전 역 앞의 자전거 점포에 도착했다. 다행히 점포 문은 열었고, 주인 아저씨는 어떤 아가씨의 자전거에 예쁜 전조등과 후미등을 달아주고 있었다. 일을 마칠 즈음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어떻게 오셨어요?"
"네, 바퀴가 펑크나서요. 아휴 이걸 신도림에서부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저씨는 가게 안으로 휙 들어간다. 그리고 점포 구석에서 펑크 떼우는 공구를 주점주섬 챙겨 들고 나타났다. 사실 바퀴에 펑크난 사실만 알면 됐지 그 사정이야 궁금할 리가 없는 거다. 어차피 그건 내 사정이고~~ 아저씨는 바퀴 떼우는 공구를 들고 나와 살폈다.
"아이구 이거 자전거가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네요."
그럴 것 같더라니, 그냥 펑크 떼우는 걸로 안 끝날 줄 예상했다. 이 자전거가 좀 예전거라서 지금 이 자전거에 맞는 부품이 없단다. 그러니 새로운 튜브로 갈아야 한다는 얘기. 거금 12,000원을 주고 튜브를 갈았다.
“어! 어!”
사고는 한순간이다. ‘어어’하는 두 음절이라도 나올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 순간만큼은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해서든 위기를 안전하게 모면하는 게 최선이다. 밤 11시20분 경, 마포역을 지나 마포대교로 향하는 지점에서였다. 밤늦은 시간이라 차량 통행도 뜸하고 나 역시 너무 늦어져서 급하게 달리고 있던 참이었다.
마포역 근처는 신호가 많고 대기하는 택시도 많아서 차들이 가다서기를 반복하는 정체구간이다.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정체구간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던 참이다. 이 구간에서 주의할 점은 갑자기 우회전하는 차량이나 택시에서 문 열고 내리는 손님들이다. 그런 점을 미리 염두에 두고 있던 차에 우회전 길로 갈라지는 길이 나왔고 나는 그곳을 직진으로 지나쳐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직진을 하던 차량이 갑자기 우회전했다. 우측깜빡이를 켜지도 않고 들이밀고 들어오니 이미 차량 옆으로 지나가고 있던 나와의 충돌은 불가피했다. 비틀거리다가 간신히 중심을 잡고 길옆에 자전거를 세웠다. 상대방은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지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옆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그러고 하는 말이
“아니 왜 자전거가 차도로 다녀요.”
황당한 우문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는 차량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당연히 차도를 이용해 달리는 게 맞다. 그렇다면 이 경우는 누구의 과실이 더 크게 인정될까.
유감스럽지만 자전거에도 과실이 있다. 자전거도 ‘차’로 구별되기 때문에 빚어지는 억울한 일이다. 현실적으로 자전거를 일반 차량과 동일시해서 발생하는 ‘모순’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고 건널목을 건너다가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온 차량과 부딪혔다면, 그 경우 자전거 운전자는 법적으로 보호받기가 어렵다. 차선위반(역주행)에 신호위반 등등 다양한 과실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에는 자전거에 대해 구체적인 규정이 없고 단지 ‘차’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이처럼 분명히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로 처리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앙부서나 지방자치기구나 할 것없이 자전거 타기를 추천하고 진보보수할 것없이 모든 신문매체들이 자전거 타기를 예찬하고 있지만, 도로교통법에 자전거 관련 법률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은 그런 것들이 단지 쇼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하다.
스탭진의 글을 봤습니다. 맞습니다. 무분별한 정치꾼들의 글이 올라오고, 정제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펌질되는 글들은 반대합니다. 그리고 정부나 네이버가 제시하고 있는 정책의 한계선도 넘어서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로는 열어야 합니다. 말은 터야 합니다. 가두어 두어서 소통을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이 왜 생겼고 카페가 왜 생겼습니다. 같이 이야기하고 소통하자고 생긴 것 아닙니까? 그 근본을 생각해 봅시다.
스텝진 여러분, 전 여러분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고생하시는 거에 대해서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 많은 고민이 드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금지'라고 전면에 내세우는 정책은 옳지 않습니다. 무분별한 펌질로 게시판을 오염시키는 것은 막아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열어놓고 문제가 생기면 이 문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제재하는 게 정상이 아닐까요. 그래야 이 안에 있는 회원들도 네티즌들도 국민들도 아 이러면 안되겠구나 생각하고 반성하고 성찰하고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나가는 것 아닐까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요. 지금의 촛불집회는 주동자도 지도자도 선동자도 없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진정한 민주주의의 형태가 아닐까요? 대중이 주인이고 주동자고 선동자인 이 상황은, 촛불집회에 나와보지 않고 시위에 나서보지 않은 이들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스텝진으로서는 하나의 큰 업힐을 만난 상황이겠지요. 지난 효순이 미선이 집회도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도 있었지만 실상 그런 업힐보다 더 큰 업힐을 만난 것이지요. 왜냐하면 이번 문제는 당신의 입으로, 나아가서 당신 자녀의 입으로 들어갈 먹을거리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제가 오래전 글까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비슷한 상황에 우리 자여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상황만 보고 이야기 하는 걸 용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대해 이전에 이야기 된 것이 있어 지적해 주시면 잘 보고 다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자여사 여러분, 자전거의 환경적 가치와 즐거움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우리의 먹거리 문제인 지금의 광우병 문제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우리 안의 입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인데 자전거 카페가 관련없다고 말한다면 너무 독선적인거 아닐까요?(제 생각일 수 있지만)
스텝진 여러분, 그리고 여기 자여사 여러분,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그동안 별다른 글도 올리지 않고, 활동도 없었던 회원입니다만, 최소한 옆에서 우리 모두의 먹거리를 위해서 고막이 찢어지도록 눈의 망막이 찢어지도록 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입안에, 그리고 당신 자손의 입안에 들어갈 먹거리의 안전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침묵하는 것은 그들의 희생에 대해 눈감는 것이며 무시하는 것입니다.
광우병의 진실이 밝혀질때까지 어떤 글도 금지하겠다고요? 무엇이 진실이고 어떻게 밝혀져야 인정할 것입니까? 이미 밝혀진 진실을 넘치고 넘치는데 얼마나 기다려야 진실이 밝혀지는 건가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가 그 진실을 말하고 있는데, 우리 카페는 어떤 진실이 밝혀져야 재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가요? 저는 그것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제발, 우리 자여사 카페 여러분이 뒤통수에 방패를 맞고, 곤봉을 맞으며 싸우는 저 사람들을 위해 힘을 주는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슴이 없는 기계적 중립으로 자전거 여행을 이야기 하는 카페를 유지하겠다는게 얼마나 서글픈 현실인가 묻고 싶습니다.
인간이 만든 또다른 욕망의 장소, 경륜장에 다녀왔다. 달리는 자전거들은 모두 여기서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에 사람들은 베팅을 건다.여기는 광명경륜장-스피돔.
금토욜에만 경기장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듯하다. 입장료는 어른 400원 어린이 무료라는데, 미성년자끼리는 입장할 수가 없다. 오늘은 목요일이라 주변이 한산하다. 당연히 내부입장은 안되는 듯했다. 곳곳이 내일부터 시작될 경륜을 앞두고 청소에 한창이었다.
경륜을 무슨 재미로 보나 싶었는데, 뉴스자료에 따르면 2007년 경륜산업의 영업이익이 175억원이었다고 한다. 경륜은 사행산업 중에서는 간신히 꼴찌를 면하고 있다. 카지노가 제일 잘나간다고 하는데 강원랜드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4181억이었고, 토토가 2817억, 경마가 1913억이었다. 경륜은 경마의 10분의 1도 되지 않은 것이다. 물론 175억원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사행산업이 잘 된다는 건 그만큼 경기가 안좋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연일 성장하고 있는 사행산업을 그저 웃으며 볼 수 없는 이유가 거기 있다.
광명경륜장은 가족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있다니 그나마 다행일까. 하지만 막상 경기장 안에서는 도박판다운 욕설과 무질서가 있을 수 있으니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장에 들어가는 것은 많이 고려해보고 판단해야할 것이다. 주변에 목감천이 있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어 인기다. 산책로도 잘 꾸며져 있으며, 주차는 무료다. 자전거 대여소에서는 꼬맹이들이 탈만한 조그만 세발자전거도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어 아이가 있는 가족나들이 코스로 괜찮겠다.
집에서 이곳 경륜장까지는 목감천 자전거 도로를 이용했다. 천천히 달렸는데도 3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달리다보면 천변 산책로나 자전거 도로들이 지차체의 부를 그대로 보여준다. 구로구 쪽보다 광명시 쪽이 훨씬 잘 다듬어져 있다. 위의 사진도 광명시 쪽에서 찍은 건데, 아마 청보리가 아닐까? (정확한 명칭을 아시는 분은 댓글 바랍니다^^)
바람이 불어 초록색 물결이 일러이는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다. 그 옆으로 자전거 길을 달리면 바람과 청보리가 만든 웨이브가 그대로 페달로 전달되는 것처럼 가볍다.
유채꽃도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벌과 나비들이 바쁘다. 이웃집 담장 너머에 붉은 장미꽃들이 탐스럽게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집을 나왔는데, 이처럼 환하게 맞아주는 유채꽃은 올들어 처음 만나다 보니 반갑기만 하다.
내가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고, 아주 가끔 자전거여행을 다녀온 포스트를 올리고, 한동안 자전거출퇴근을 했다는 이유로, 지인들이 자전거에 대해 묻곤 한다. 보통은 어떤 자전거를 사는게 좋으냐는 질문이지만, 자전거의 종류도 많고 용도도 다양해서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내가 아는 정보도 빈약하고 지식도 얕은게 가장 큰 이유다. 아는 후배가 또 안부게시판에 비밀글로 자전거에 대해 물었다.
"이제 봄이구 해서 자전거를 살까 하는데,
어떻게 저렴하고 튼튼하고 예쁜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을까요?
일상에서두 가까운 근거리 여행두 가능한 걸루 사고 파요~
너무 큰 욕심인가요? 자전거 구입에 관한 조언좀 부탁드려요~"
이런 질문이 나올 때마다 얼버무리거나 이런저런 말들을 늘여놓긴 하는데, 한번 본격적으로 정리해 보자는 욕심이 생겨 몇자 적어본다. 혹시나 이글을 보는 자전거 고수분들 중에 더 많은 정보를 댓글로 알려준다면 더없이 감사하겠다.
먼저 스스로 자전거를 타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단순하게 풀자면, 이동 수단인가 운동 수단인가를 따져 보는 거다.
서울시는 조만간 두개 구를 선정, 자전거 시범타운을 선정한다고 했다. 자전거만으로 그 구에 있는 학교, 쇼핑센터, 집, 지하철역 등 주요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럴 때 자전거는 하나의 이동 수단이며, 생활밀착형 자전거다. 쉽게 다룰 수 있으며 편하게 오갈 수 있고, 잠깐 방치한다고 해서 누구하나 눈독들이지 않을 것 같을 것, 더불어 여러 자질구레한 짐들도 실을 수 있는 자전거여야 한다. 이럴 때 자전거는 단순한 이동수단이다. 이럴 때 자전거 선택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보통의 운동수단의 자전거는 다시 레저용 자전거로 부를 수도 있다. 장거리 이동을 하거나 거친 길을 달려야 하거나 어느정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자전거들이다. 자신의 에너지를 최대한 뿜어내서 그 효과를 바로 볼 수 있는 자전거다. 운동수단, 레저수단으로서의 자전거는 가격도 쉽지 않다. 종류는 더욱 다양해지고 선택도 복잡해진다. MTB냐 사이클이냐, 바퀴 사이즈를 어떻게 하고 안장 높이와 종류는, 그리고 샥(쇼바)은 어떻게 하며, 기아는 몇단이 적정한가 등등 생각해야 할 여지가 복잡해진다.
내 자전거는 운동수단으로 시작해 지금은 이동수단이기도 하다. 가까운 거리(구로구 개봉동에서 한시간 거리-서울시청까지)는 자전거로 이동한다. 보통의 출퇴근길이가 1시간 이상이라면 일반 생활자전거보다는 좀 튼튼하고 잘 제작된 유사MTB나 사이클이 좋다.
다음으로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 내 몸에 맞는 자전거다.
몇년전까지 '자전거신문'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신문을 보면 나오는 자전거를 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그런 자전거들이 또한 쉽게 버려저 애물단지가 되곤 한다. 그 이유는 몸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핸들과 팔의 길이, 안장의 높이와 페달 등등 직접 타보지 않고 사진만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자전거에는 많다. 자전거 초보라면 인터넷에서 자전거를 골라서 사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된다. 이왕이면 동네 자전거숍도 알아두는게 나중에 AS를 위해서도 좋고, 다양한 자전거 정보도 직접 얻을 수 있으니 자전거숍을 찾아가 직접 만져보고 가능하면 한번 타보고 결정하도록 하자.
그밖에 자전거를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나도 복잡해진다. 내가 가입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나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 카페에 가면 자전거와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수시로 오간다. 거기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보고 없으면 질문을 던져보자. 친절한 사람들이 많으니 기대해도 좋다.
서울을 크게 보아 한강의 수경이라는 X축과 북악산, 남산,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산경의 Y축으로 이뤄진 사분면이다. X축과 Y축이 만나는 산수의 중점에 한남대교가 있지 않나 싶다. 원래 서울 도심의 수경축은 청계천이었다가 강남으로 서울이 뻗어나가면서 한강으로 대체됐다.
홍은택 씨가 쓴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의 한 대목이다. 홍은택 씨는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라는 자전거 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얼마전 후배로부터 선물받은 이 책은 올해들어 자전거 출퇴근을 일주일이 2~3회 정도 하고 있는 나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글들은 대부분 한겨레신문에 연재되었던 내용들을 책으로 다시 정리해서 내놓았는데, 자전거로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이들이거나 자전거 출퇴근을 생각하는 이에게는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까.
여행 기분을 내며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여행과 같지 않다. 출퇴근과 여행 모두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다는 점에서 같다. 하지만 여행은 매일 목적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꼭 가야할 목적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필연적 목적지가 있는 출퇴근과 다르다.
자전거에 대한 생각, 그리고 자전거에 의한 여행을 바라보는 관점은 홍은택 씨의 생각에 상당부분 동의하고 있다. 작년 말 자전거 전국여행을 하면서 가졌던 감정의 일부분이 여전히 자전거 출퇴근 행위 중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퇴근길 자전거를 타고 지나면서 보는 풍경들-버스정류장의 사람들, 아현동의 가구상점, 마포대교를 건너며 보는 한강의 일몰, 여의도 공원의 한가로움, 영등포역 주변의 분주함-은 퇴근을 여행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들이면서 일상의 한 부분이다.
자전거는 그 안장에 올라타고 길을 달릴 때부터 곧 여행이다. 바람을 가르고 힘차게 페달질을 하면 온갖 지나치는 군상과 일상이 꿈처럼 몽롱하게 스쳐지나간다. 일상이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자전거 출퇴근이 가지고 있는 묘한 기운이다. 책의 저자 역시 그러한 면에 주목해 자전거 출퇴근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는 바람에 얼굴을 씻는 즐거움이었고 숲의 향기에 흠뻑 젖는 희열이었다. 미래가 불투명했던 시절, 자전거 타는 것 외에 다른 아무 목적이 없었을 때 가장 행복했다. 자전거는 내게 공간 이동의 자유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줬다. 지금은 자전거 타기, 그 자체보다 자전거를 타던 그 때의 질박한 생활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과제와 고통, 그리고 성취가 분명했던 시절.
언제나 여행을 꿈꾼다. 꿈꾸는 자는 준비된 자다. 자전거 출퇴근을 통해 꿈꾸는 많은 것들, 여기 이 책에 구체적으로 담겨져 있다. 모두가 자전거로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 그런 꿈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이에게 이 책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를 강력 추천한다.
한번 배우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있다. 특히 몸에 밴 기술의 경우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평생 각인되는 것이다. 그런 것에 자전거가 있다. 지난 토요일 후배의 부탁이 있어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줄 일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넘어지는 공포, 그리고 충돌의 공포다. 공포는 사람의 행동을 제어하는 주요한 감정의 하나이지만, 그 공포를 넘어섰을 때 느끼는 희열은 또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후배도 그런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는 그 배움으로서 얻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믿음 그리고 희망
“걱정 마, 내가 자신하건데, 너 한 번도 안 넘어지고 자전거 배우게 해줄게. 믿어봐.”
사실 자신할 수 없지만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믿음일 것이다. 그래야 가르치는 사람의 말을 믿고 따르는 힘이 생긴다. 자전거를 배울 때 뒤에서 꼭 잡아주고 있다는 믿음, 넘어질 때 달려와 일으켜 주면서 상처를 돌봐줄 것에 대한 믿음은 마음과 마음이 연대하는 것이다. 교육은 이렇게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1:1 교육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공간
“토요일 10시 여의도 공원 태극기 앞에서 보자.”
자전거를 배우기 좋은 곳은 공터다. 길 보다는 탁 트인 넓은 공터를 택해야 마음이 더 안정된 상태에서 자전거를 배울 수 있다. 여의도 공원을 택한 것은 일단 자전거를 고를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많고 워낙 넓은 공간에다가 편의 시설도 갖추어 있어서 가장 적합하다고 보았다.
자전거 고르기
“어때 앉아보니까 편하지. 다리도 땅에 닿으니까 안정되고.”
우선은 자전거와의 첫만남이 중요하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핸들은 일자보다 U자형태로 핸들이 몸쪽으로 꺾어진 것이 편하다. 그리고 안장의 높이는 안장에 앉아서 발을 내렸을 때 두 발이 땅에 닿을 정도로 낮게 하는 게 좋다. 이런 조건을 갖추었을 때 자전거에 탄 사람의 등이 곧게 펴져 있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전방의 먼곳을 볼 수 있다.
시선
“자전거로 달릴 때 가급적 10m 앞으로 보려고 해봐. 핸들이나 앞바퀴를 보고 있으면 십중팔구 넘어져.”
자전거가 가지는 속도감은 사람의 걷기보다 빠르다. 당연히 처음 자전거 배우는 사람은 그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동차를 타보았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다리를 움직여 달리기는 처음일 테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중심을 잡지 못해 핸들이 흔들려 시선이 핸들에 집중되거나 1~2m 앞으로 시선이 고정된다. 위의 자전거의 잇점은 고개를 들어 멀리 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페달 밟기
“일단 페달을 하나 높이 올려. 그리고 다리 하나는 땅에 기대고 있다가 땅에 디딘 발은 뒤로 차주고, 페달은 힘껏 밟아서 앞으로 나가는 거야.”
첫 출발할 때는 페달하나를 가장 높은 지점에 놓고 그 위에 발을 올린다. 다른 발은 땅에 내린다. 그러면 발을 박차고 페달은 힘껏 밟았을 때 별다른 페달운동 없이도 최소한 2m 정도는 나갈 수 있다. 이러면서 균형감각을 조금씩 익힐 수 있다.
중심잡기 그리고 브레이크
“넘어질 것 같으면 그냥 발을 땅에 내려서 기대. 하지만 최대한 멀리 나가보겠다고 생각해야해.”
역시 가장 어려운 일이 중심잡기다. 뒤에서 자전거를 붙잡아 주는 건 넘어지지 말라고 하는 거지만, 여기에 너무 오래 기대면 배우는 속도도 그만큼 더 걸린다. 자전거를 고를 때 안장에 앉아 있을 때도 발이 땅에 닿는 것을 고른 것은 넘어질 상황에서 스스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후배는 페달을 한두바퀴 돌리다가 발을 땅에 내리고 다시 처음 페달을 준비해 나아가 1~2바퀴 돌다가 다시 내리다가 어느덧 페달의 횟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뒤를 잡아 준 것은 처음 한번 달렸을 때 뿐, 그 다음에 잡아준 적이 없다. 후배가 스스로 달리기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정도 달릴 수 있다면 곧바로 브레이크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 자전거마다 틀리지만 주브레이크가 있으니 그것에 익숙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된다.
회전
“달리는 자전거는 잘 안 쓰러진다. 회전할 때는 몸이 약간 기울어질 수 있어. 회전이 클수록 기울기는 더 커지는게 원심력의 법칙이지. 기울어지는 걸 겁먹지 말고 그 상황을 잘 제어해봐.”
스스로 달리는 것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회전은 역시 어렵다. 처음부터 무리한 회전을 하지 않았다. 여의도 광장은 넓으니까 크게 회전하다가 점차 그 원의 크기를 작게 해갔다. 원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것은 회전이 점점 커진다는 말이다. 광장에서 자전거를 배우면 이렇게 가르치는 사람의 힘이 덜 들어가도 충분히 혼자서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주행
“공터는 넓게 트여있지만 길은 한정되어 있어 조금 답답할 거야. 또 여러 가지 돌발 상황도 있고 곳곳에 방지턱도 있어. 아스팔트 길이 아닌 곳도 있어 느낌이 많이 다를 거야.”
어느 정도 회전이 익숙해지고 급회전도 익혔고, 급정지도 잘 하고 있다면 여의도 공원 주변의 자전거길을 달려 보는 게 좋다. 보행자도 많고 과속방지턱도 있고, 자전거를 배우는 사람들도 있고, 산책하는 이들도 있다. 따라서 속도 보다는 여러 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하는 게 좋다.
한강길을 달리자
“자 이제 본격적인 주행을 해 보자. 속도도 좀 내보고, 알았지?”
여의도 공원길을 나와 한강길로 나가면 진짜 주행이 시작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속도도 매우 빠르고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도 종종 보여 잘못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충분히 여의도공원 내에서 연습을 마쳐야 한다. 다행히 토요일 이른 오후라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날씨도 좋았고 시야도 맑게 트여서 달리는 속도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여의도공원을 나와 국회의사당을 지나 당산역을 넘어 선유도 공원 다리 아래까지 와서 쉬었다. 좀 쉬면서 보니 그래도 약간의 상처들이 있었나 보다. 종아리에 넘어진 자국이 좀 있었고, 손에 약간의 생채기가 있는 정도다. 주행까지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생각해 보니 나는 자전거를 언제 배웠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자전거로 누구에게 배웠는지도 잊어버렸다. 그렇지만 이전에 나에게 자전거를 배우다 실패한 몇몇 분들에게 미안하다. 지금이라도 좋으니 혹시 자전거 배울 생각이 있는 분은 밥만 사준다면 시간내 줄 의향이 있으니 연락바란다^^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얼마 뒤, 역에 세워놓았던 자전거의 안장을 도둑맞고 말았다. 자전거를 통째로 들고 가는 자전거 도둑도 있는가 하면 요즘은 부품 일부를 훔쳐가는 도둑도 많다. 자전거 여행 중에도 앞 전조등 뒤 후미등을 모두 초반에 도둑맞았더랬다. 여행 후반에는 자전거를 여관 로비나 뒷마당 가려진 곳에 놓았고 찜질방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환한 곳에 보이게 하거나 찜질방 로비 한 구석에 양해를 구해 채워놓기도 했다. 안전하게는 가까운 파출소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자전거 도둑이 기승을 부리다보니 자전거 도둑을 피하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마음 먹고 훔쳐가는 도둑을 막을 방법은 딱히 없다. 자전거 주인이 최대한 세심하게 자전거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최상이다. 자전거의 안전한 관리 방법을 정리했다.
① 잠금장치는 필수 : 외부에 자전거를 가지고 나갔다면, 최소 1분이상 자전거가 눈에 안띄는 곳에 둘 경우는 반드시 잠금장치를 해야 한다. 잠금장치가 없는 자전거는 충동적인 절도의 쉬운 표적이 된다.
② 단단한 자물쇠 : 실톱이나 소형절단기로 쉽게 끊어지는 케이블이나 사슬은 피해야 한다. 자전거 대리점에서는 실톱이나 소형절단기로는 끊을 수 없는 강한 자물쇠와 케이블을 판매하는데 가격이 좀 비싸지만 그만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자전거를 잠글 때는 프레임과 바퀴를 함께 묶어 주어야 하며, 여러대의 자전거를 엮어서 묶을 수 있다면 아주 좋다.
③ 실내 보관 : 장기간 자전거를 타지 않을 때는 가급적 집안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단독주택일 겨우 마당에 보관해도 되겠지만, 요즘 전용 마당이 있는 주택은 드문만큼 집안 베란다나 다용도실, 거실 등에 자전거를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④ 지하철역이나 아파트 내 자전거 보관소는 상습적인 자전거 도난 장소다. 불가피할 경우 어쩔 수 없지만 야간에는 절대 피해야 할 장소다.
⑤ 안장이나 속도계, 전조등, 후미등 등은 단단히 매여 놓거나 탈착해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⑥ 도난경보기를 설치한다.
사실 개인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도둑이 마음만 먹는다면 어떠한 자전거라도 털어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도난 자전거는 보통 온라인으로 유통된다. 인터넷에 자전거 등록을 통해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자신의 자전거를 광고하는 것도 이 도난에 대비한 방법이기도 하다. 관련 사이트로 오마이자전거(www.omaja.co.kr), 세이프바이크(www.safebike.co.kr)가 있다.
자전거 도둑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도 자전거 도둑 때문에 골머리가 아팠나 보다. 2005년 한해 동안 도난당한 자전거만 97대, 거의 100대에 가까운 자전거가 도난당하자 대학 당국은 ‘미끼 자전거’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이 미끼 자전거에는 GPS추적장치를 달아 자전거가 없어질 경우 신호를 쫓아 도둑을 잡는다는 구상이었다.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전거 도둑과의 전쟁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자전거 도난을 막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 자전거 도둑을 막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구에 사는 양은정 씨는 20년간 가족들의 자전거를 포함 20여대를 도난당한 후 ‘자전거에도 등록번호제를 실시하자’는 입법청원 운동을 벌였다. 사실 번호판을 단 자전거, 막상 이상해 보일지 모르지만 일본은 오래전부터 실시해 온 제도다. 자전거 도둑을 완전히 막지 못하지만 유통 단계에서 쉽게 매매될 수 없게 한 만큼 자전거 도둑은 크게 줄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제도가 들어설 날이 언제쯤일지 알 수 없다. 도쿄 시내에서 자전거의 교통분담율이 20%이르는데 비해 서울은 오토바이 포함 6%에 불과하니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언젠가는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때까지 자신의 애마를 언제나 소중히 보관하는 노력,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