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왔어?



오늘은 어디가요?



물론 부모형제와 함께 살 때 여행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분명 그 때 나는 '우리' 가족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만 '내' 가족이라는 말은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내' 가족이 생겼다. '내' 가족이 생기면서 책임과 의무가 더욱 늘었고, 나만의 자유와 평화의 영역은 매우 축소됐다. 그러나 혼자였던 '나'는 또 다른 '나' 둘을 더 얻었다. 숫자로만 볼 수 없는 부유함이 내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8월 초 휴가 때 내 가족과 함께 한 첫 여행을 다녀왔다.


하지만 첫날부터 휴가길은 심상치 않았다. 토요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섰지만, 뉴스에서는 영동고속도로가 새벽부터 시작된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물론 영동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서울을 빠져 나가는 모든 고속도로는 아침부터 심한 정체를 겪고 있었다. 휴가를 8월초로 몰아주는 우리나라 현실이 고속도로에 여실이 드러나 있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1년에 한번 있는 휴가, 이렇게 고행을 해서라도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갈 수 있는 시간이 없는 참 꽤재재한 현실을.





























첫날 여행지는 담양.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그것도 휴가철인 일요일 집을 나선 것이 잘못이다. 어디를 가도 사람들에 치일 거라고 예상은 했어도 시골에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담양 소쇄원은 세번째 찾은 것이었는데, 예전처럼 고즈넉한 맛을 볼 수 없었다. 그 작은 전통 정원과 가옥에 그리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어디를 담아도 멋진 풍경이 나왔던 소쇄원은 어디를 찍어도 낯선 사람들의 사진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 운좋게 자리잡은 평상은 우리가 앉은 이후 채 10분도 안되서 다른 사람들로 꽉 채워지고 말았으니, 저 위의 평상 사진은 정말 운이 좋게 잘 나온 사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나마 사촌누이의 소개로 어렵게 찾아간 명옥헌원림은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정자라서 그런지 그나마 조용히 머물 수 있었던 곳이다. 물론 이곳에도 꾸준히 사람들이 찾아왔고, 그 중에는 일본인과 서양인도 있었다. 하지만 연못과 그 주변의 배롱나무들에서 활짝 핀 꽃이 제법 운치있는 곳이었다. 담양 여행 중 민서가 가장 잘 웃고 행복에 겨웠던 곳이 아마 이곳이 아니었을까.

죽녹원은 입구의 주차전쟁부터 만만치 않았다. 죽녹원 내부에서는 온갖 사투리를 다 들을 수 있었다. 날이 날인만큼 대나무 숲의 시원함보다는 짜증이 밀려올 정도로 사람과 날씨에 치였다. 그래도 간간히 나들이가 마냥 즐거운 딸내미 덕분에 웃었다.






월요일에는 함양의 서암정사와 상림공원을 다녀왔다. 이날은 장모님도 함께 했는데, 서암정사 주변은 한창 공사중이라서 덤프트럭들이 바로 절 앞까지 오갈 정도로 부산했다. 그래도 서암정사 본래의 모습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장모님이나 아내는 대만족이었다. 상림공원은 날씨를 생각하면 가지 않는게 좋을 뻔했다. 그래도 상림공원 앞 늘봄식당에서 오곡정식은 나쁘지 않았다.



















셋쨋날은 순천 송광사를 돌아보고 계곡에서 간단히 물놀이를 즐겼다. 이곳에서 민서와 처음으로 물놀이를 했는데, 민서는 차가운 계곡물이 신기한지 발로 물장구를 치면서 장난을 치면서 까르르 숨넘어가는 웃음을 던졌다. 태어난지 8개월 된 민서에게 모든 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피곤함도 만만치 않았다. 넷쨋날은 장모님 모시고 병원에 갔다가 구례의 위안리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내린 결론은, 역시 집에 물 받아놓고 하는 물놀이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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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주중 방문자 수는 170명 내외. 주말에는 방문자수가 급감하는 경향인 내 블로그가 지난 일요일 방문자수 187명이라는 이례적인 수치를 기록하더니 어제는 또 293명이나 내 블로그를 방문했다. 갑작스럽게 방문자수가 늘어난 원인을 찾기 위해 유입 URL를 보는데, 딱히 유입되는 곳이 일정치 않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검색을 통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여느 때와 다른 점은 ‘자전거 여행’이라는 검색 키워드가 유별나게 많다는 점이다.


추측컨대 아마도 지난 일요일 강호동의 1박2일이 옥천 자전거 여행을 다룬 것 때문일 것이다. 내 블로그가 자전거 여행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전거 여행 이야기가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여행을 검색한 것으로 보인다.


TV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TV예능 프로그램의 하나인 강호동의 1박 2일에 소개되는 여행지는 곧바로 포털 검색 순위에 오르며 한동안 여행객들이 몰려들어 홍역을 앓을 정도라고 하니, ‘자전거 여행’을 주요 주제로 삼고 있는 내 블로그 역시 그 여파를 받은 셈이다.


그렇지만 자전거 여행은 그다지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오히려 수많은 도전에 온몸으로 맞서야 하는 용기가 필요한 여행에 가깝다. 만일 1박2일의 김종민이 실제로 하루 70km를 주행해야 한다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야 했을 것이다. 도로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첫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나면 시간당 15km의 주행 속도로 8시간 주행의 원칙을 잘 준수할 것을 당부한다. 그러지 않고 무리한 계획을 세운다면 반드시 낭패를 보고 말 것이다.




실제로 자전거 여행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 안전대책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기본적인 도로교통법은 숙지하고, 다리 위나 터널 등 위험한 코스에 대해서는 대책을 우회로나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더군다나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라면 여행 짐 꾸리는 것부터가 큰 일이다. 무엇보다 자전거여행 경험자들이나 자전거 여행 서적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사전에 접해 두는 게 좋다.


아래는 내 블로그에 올려진 다양한 자전거 여행 팁과 관련된 정보들이다. 이 밖에도 틈틈이 올린 글들이 꽤 되지만 우선은 이 정도로 정리해 보았다.


가볼만한 자전거 여행 코스

  도로교통법과 자전거

도로 주행 요령

우리나라 국도 정보 1

우리나라 국도 정보 2

여행의 실질적인 준비

마음가짐 되새기기

자전거를 대중교통에 싣기

우천에 대한 대비

자전거 여행 중 당할 수 있는 부상1

자전거 여행 중 당할 수 있는 부상2


이밖에 자전거 전국 일주의 경험담이 내 블로그에는 담겨 있다. 일부 정보는 잘못된 것일 수도 있고, 자전거 전국 일주는 사실 무모하게 출발한 여행을 자랑하는 것 같아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이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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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개봉동 여기저기 담 너머로 피어난 장미를 볼 수 있었다. 개봉동에 살면서 이토록 많은 장미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장미꽃들을 볼 수 있었다.

3월에는 진달래, 4월에는 벚꽃, 5월에는 철쭉, 6월에는 장미 등 달마다 때를 만난 꽃들이 있기 마련이다. 봄과 여름을 거쳐 수많은 꽃들이 피고 졌다. 예년에 없던 추위로 인해 벚꽃이 힘 한 번 못 써보고 시나브로 져버렸지만 장미는 다행히 좋은 날씨를 만나 한창 때를 누릴 수 있었나 보다.

오규원 시인은 ‘개봉동과 장미’라는 시에서 “저 불편한 의문, 저 불편한 비밀의 꽃 / 장미와 닿을 수 없을 때, / 두드려 보라 개봉동 집들의 문은 / 어느 곳이나 열리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아름답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시를 지닌 장미에게서 우리 사회 소시민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개봉동에서 안양천으로 가려면 목감천을 따라 가는 게 가장 편한데, 이때 목감천과 안양천을 연결하는 아파트 옆 소로를 통과해야 한다. 이 길에는 장미나무가 나란히 심어져 있고, 지난 5월부터 피기 시작한 장미들이 이제는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벚꽃은 작은 바람에도 멀리 흩어져 버리지만 장미 꽃잎은 그렇지 않아 길섶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러나 마치 피를 뿌린 듯 검붉은 모습의 꽃잎들은 6월의 오랜 상처를 헤집고 만다. 그래서 법정 스님은 “6월이 장미의 계절일 수많은 없다.”고 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전쟁의 기억들은 제각각이라서 누구는 자유 수호의 성전으로 기억하며 주석궁으로 탱크를 밀고 들어가야 한다고 저 북쪽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50년 전 6월은 이 땅에서 언어와 풍속, 역사가 같은 겨레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노약자, 부녀자, 어린아이 가리지 않고 학살을 자행했던 무참하고 비참하고 끔찍한 살육이 시작됐던 달이다. 우리가 6월을 기려야 하는 이유는 전쟁의 참혹했던 속살들을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이 땅에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길섶에 모인 붉은 장미 꽃잎에서 붉흔 선혈의 악몽이 자꾸 오버랩된다. 6월의 붉은 장미에서 더 이상의 피 냄새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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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철산1동 | 장미울타리가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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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삶을 살아갈 또 하나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좀더 멀리 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사는 건 이렇게 한걸음 더 내디딜 수 있다는 믿음에서
강해지는 것이겠다.



도상 거리로는 47.3km가 나오지만 아마도 족히 50km는 달렸을 것이다. 지난 금요일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리는 회사 체육대회에 나는 자전거를 타고 참석했다. 그러니까 구로구 개봉동에서 미사리 조정경기장(행정구역상 경기도 하남시)까지 자전거로 간 것이다. 새벽밥을 챙겨 먹고 5시 30분에 출발해 약 2시간30분이 걸려 8시 경에 대회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포대교



전날 밤까지 밀린 일들을 처리하느라 12시가 넘어서 잤지만 아내의 도움으로 4시 반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밥도 든든히 먹을 수 있었다. 5시 반에 집을 나섰지만 이미 주위는 아침 해의 기운이 뒤덮고 있었다.

장거리 자전거 주행은 정말 오랜만이다. 물론 틈틈이 자전거 출퇴근을 통해 체력을 단련해 왔지만 실상 50km에 가까운 거리를, 그것도 주어진 시간 안에 가야 하는 일은 나에게 있어 대단한 도전이다. 바로 그 전날 저녁까지도 그냥 가야할지 자전거로 가야할지 한참이나 망설였으니 말이다.

비교신학자 조셉 캠벨은 모든 사람에게는 '성소(聖所)', 즉 자기 자신만의 성스러운 공간이 있다고 했다. 나에게도 나만의 성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한강 길에 있다. 이른 아침 뻥뚫린 한강변길을 달리며 느끼는 질주의 느낌은 남다르다.

이 한강변에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나만의 공상에 빠져든다. 나를 잊고 나를 찾는 신기한 경험이 여기서 빚어진다. 환기와 정화와 순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환기-귓볼에서 휘감고 나아가는 바람에서 느껴지는 것. 정화-몸안의 독소들을 길 위와 한강에 던지버리며 달리는 것. 순화-날카로워진 속살과 속마음들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












미사리 조정


참 시시한 도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달리는 법을 잃어버리는 치타는 굶어죽는 법이다. 치타는 굶어죽지 않기 위해 뛰지만 자기안의 본능을 깨우는 질주의 욕망을 드러내기 위해서도 달린다. 속도는 자본주의만의 욕망이 아니다. 인간은 달리기 위해 길을 만들었고, 그 길 위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오늘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목표로 한 3000km 달리기는 아마도 어려울 듯싶다. 그렇지만 나는 궁금하다, 내가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지. 그 끝이 어디쯤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달리는 것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시끌벅적한 체육대회를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체육대회를 꽤 격하게 치루었으며, 그 결과 얻은 영광의 상처들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동료 직원의 도움을 받아 집 근처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래도 삶을 살아갈 또 하나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좀더 멀리 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사는 건 이렇게 한걸음 더 내디딜 수 있다는 믿음에서 강해지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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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백두대간 24구간 중 다섯번째 구간 초반부 : 신풍령-삼봉산-초점산-대덕산-덕산재 구간 종주
날짜 : 2010년 5월 15일





소사고개의 탑선 마트에서 만난 아주머니는 봄가뭄이 오래되서 걱정이란다. 비가 오길 기다리는 산골 아낙의 마음을 헤아림은 어렵지 않다. 봄날의 산행은 바삭바삭 타들어가는 메마른 땅에서 풀풀 일어나는 먼지들을 보면 말이다. 민초의 가슴 한켠에서도 헤아릴 수 없는 갈증이 목줄을 타들어가는 5월. 배낭 가볍게 꾸리고 다시 백두대간길에 올랐다. 이번 산행은 백두대간 24구간중 다섯번째 구간(신풍령-우두령) 중 신풍령과 덕산재 구간이다. (6월2일날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 환경을 유린한 세력을 심판합시다)

새벽 2시 반. 거창 시외버스터미널. 오가는 이들은 없고, 한가로이 택시들이 마지막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머뭇거리던 우리는 우선 이른 아침을 든든히 먹자며 해장국집을 찾아나섰다. 해장국에 소주 한잔, 든든히 속을 채운 후 택시를 잡고 신풍령으로 이동했다.(택시비 32,000원) 그때까지는 미쳐 몰랐다, 우리가 12시간 뒤에나 다시 밥을 먹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긴 처음 딛는 길에 새롭지 않고 낯설지 않은 게 있을까. 모두가 지나고 나니 꿈같은 시간이었다.

택시 기사님도 신풍령의 백두대간 시작길을 잘 모르고 있었나 보다. 자칫 지나칠 뻔했던 입구를 간신히 찾아냈다. 짙게 드리워진 어둠 속에서 찾아낸 신풍령 입구에서 다시 신발끈을 고쳐 메고 비탈길에 올랐다. 시간은 새벽 3시 50분. 여명이 트려면 적어도 2시간 정도는 있어야 할 듯했다. 계산해 보니 부지런히 오르면 삼봉산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야간산행의 오묘함이 온몸을 저며왔다. 렌턴을 켜고 오르는 산길이지만, 양 옆으로 쭉쭉 뻗은 소나무숲의 윤곽이 별빛속에서도 뚜렷하게 보였고, 더불어 그 사이 오솔길도 밤의 고즈넉함을 잔뜩 끌어안고 있어 부드러웠다. 잔솔가지 위로 밤새 내려앉은 이슬들을 사뿐사뿐 밟아가는 산길이 기분을 좋게 한다. 우리 발걸음에 놀란 산짐승들이 어두운 숲 저편에서 사사삭 움직였다. 그래도 걷기에 이만큼 좋은 길은 없다 생각했다.

삼봉산에 도착한 시각은 5시 20분. 막 붉고 노란 기운이 저편에서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름이 잔뜩 끼어있던 하늘이라 멋진 일출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산에서 일출을 본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누군가와 함께 서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일은 마치 출산의 경험처럼 신비롭다. 아직 꽃봉우리를 트지 못한 꽃나무 너머로 붉은 태양이 서서히 자신의 꽃망울을 터뜨리는 모습, 봄이 가깝다. (6월 2일 투표를 통해 진짜 봄을 맞이해 봅시다)




























출발이 좋다. 봄의 기운에 솟아오르는 태양의 기운까지 얻었다. 이날 가기로 한 거리는 자그마치 21km(처음 목표는 부항령이었다). 그야 말로 산 넘고, 들판을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고갯길만 3개가 있고, 이름 있는 산이 3개다. 목표는 멀리 잡았지만, 무리 하지는 않겠다는 계획이었다. 산행이 힘들어지면 중간의 덕산재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다.

신풍령에서 삼봉산까지의 길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비록 어두운 밤길을 걸었지만, 고요한 숲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길은 적당히 말라 있었고, 길섶의 풀들은 길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딱 거기까지만 자리를 잡은 채 잠들어 있었다. 해가 뜨고 주위가 밝아지면서 서서히 봄이 모습을 드러냈다. 발치에는 자잘한 얼레지꽃들이, 길 옆에는 진달래꽃들이, 간간히 얕은 언덕이나 무덤가에는 할미꽃들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냈다. 진달래는 한창이라서 길바닥에도 꽃잎이 떨어져 있는가 하면 가지마다 환하게 피어나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첫번째 고비는 삼봉산에서부터 시작되는 내리막길. 내리막길은 바로 시작되지 않고, 몇개의 암릉구간을 지난 후부터 시작되어 소사고개까지  내리 이어진다. 삼봉산과 소사고개의 고도차 약 600m. 산을 하나 내려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숨이 차는 일이 없지만, 몸에서 받는 자잘한 충격들이 내리막길에 있다. 그래서 옛부터 사람들이 하산이 어렵다고 하는 것일까.

백두대간은 산길로만 이루어진 곳이 아니다. 중간중간 산에서 내려와 고갯길을 지나가기도 한다. 고랭지밭을 지나가는가 하면, 작은 과수원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초록의 향연 속에서 갑자기 만난 하얀 사과꽃들의 모습은 또다른 선경의 하나다. 소사고개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7시 30분. 여기에는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매점도 있다. 탑선슈퍼는 대간꾼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듯하다. 이른 아침이라지만 막걸리 한 사발이 어렵지 않다. 아주머니가 김치도 내 주신다. (막걸리 값이 2000원) (전 한나라당이 싫어요!!!)










중앙이 소사고개. 건너편이 삼봉산



이제 다시 막걸리와 안주로 간단히 속을 채웠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이때 대충이라도 아침식사를 때웠어야 했다. 막걸리의 취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다시 초점산으로 가는 오르막길이 시작이다. 완만한 오르막으로 시작하던 산길이 이내 봉우리를 향해 급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막걸리 기운은 이내 사라지고 숨이 폐를 꽉 채우며 압박했다. 

산은 멀리 있어 보이나 다가가면 생각보다 더 가깝다. 위의 마지막 사진에서 멀리 있는 봉우리가 일출을 보았던 삼봉산이다. 그 너머의 신풍령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9시가 안되어 초점산 정상까지 왔으니 대단히 멀리 온 것이다. 도심에서는 시선을 멀리 두는 것도 어렵고, 또한 그만큼 많이 걷는 일도 드물다. 거리로 따지면 10km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뿌듯하다.

소사고개에서 초점산을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오르고 나서도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마치 자신이 정상인양 고개를 내밀지만, 올라보면 진짜 봉우리는 그 뒤에 숨어서 웃고 있다. 막걸리 기운도 빠져나가고 호기도 몰려들어 오지만, 마땅히 물을 받아 밥을 해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봄가뭄처럼 목이 바싹 타들어가는 구간이었다. 미리 물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게 못내 안타까웠다.

백두대간 구간에서는 물을 만나는 것이 어렵다. 지도를 보고 물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없다면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함에도 미처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목을 축일 식수는 부족하지 않았지만, 정작 라면 정도를 끓여먹기도 부족한 정도의 물만 가지고 산행을 했다. 가져간 영양갱과 육포, 오이 등으로 지친 몸을 달랬다.















대덕산까지는 평범한 능선길이다. 잡목과 억새가 많이 있어서 그런지 멀리서도 꽤 부드러운 등산로가 눈에 선하게 들어왔다. 대덕산의 정상 부근 길 옆에는 작은 소나무 하나가 낮게 등산객을 반겨주었다. 앞에 달렸던 삼봉산이 거친 암봉을 이루고 있는 반면, 대덕산은 부드러운 능선길이 마치 동네 뒷산을 오르는 듯 친숙하다.

높이 1290m의 대덕산은 전라북도 무주군, 경상남도 거창군, 경상북도 김천시 등에 걸쳐 있다. 명종 때의 예언가 남사고는 무풍(무주군 무풍면을 말하는 듯, 대덕산이 위치한 곳)을 무릉도원 십승지라고 하였는데, 예로부터 국난이나 천재지변이 생길 때마다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대덕산 정상에서 한무리의 중년 남성분들을 만났다. 차림을 보면 대간종주 하시는 분들은 아니었다. 그저 가까운 산에 온 모임으로 보였는데, 마침 점심식사를 하시는 중이었나 보다. 푸짐하게 싸온 김밥을 한묶음 선물해 주셨다. 가뜩이나 허기져 있던 우리는 개눈 감추듯 해치웠다. 비록 김밥에는 묵은 김치와 단무지만이 들어있었지만, 그보다 맛있는 김밥을 어디서 먹어봤을까. 백두대간의 산세는 여기서 매우 부드럽게 머뭇거리다가 다시 힘차게 북으로 달린다.

대덕산에서 덕산재까지 다시 한참을 내려오는 내리막길이다. 백두대간 종주 책자에는 덕산재에 매점이 있다고 했으나 거기에서 만난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듯했고, 사람을 불러보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물을 구하려고 집을 한바퀴 돌아보았지만 밖에 나와 있는 수도꼭지 비슷한 걸 발견할 수 없었다. 난감한 상황이었다. 산행 속도로 봐서는 최소한 2시간 반에서 3시간은 가야 오늘가기로 한 부항령까지 갈 수 있는데, 그러자니 다들 지치고 허기져서 더이상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이날의 산행은 덕산재에서 마무리했다. 산을 오르내림이 신체의 고생을 각오하는 거라지만, 몸을 상하면서까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생업이 있는 사람들인만큼 무리해서 산행을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 하지만 뜻깊은 산행이었다. 봄날의 대간길은 많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다녀온지 불과 3일이 지난 지금, 나에게 남은 기억은 고통보다는 기쁨에 더 가깝다. 산에서 만난 바람, 공기, 물, 그리고 새소리와 야생화들, 사과꽃과 그 사과꽃 같은 웃음을 가진 사람들의 기억, 이 모든 것들이 다음 산행을 가라 등떠민다.
(저는 이번에 모두 진보 후보에게 투표를 할 생각입니다. 사표는 없습니다. 길게 보고 먼 장래를 위해 진보후보에게 투표해 주세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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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에서 본 노을(4월14일)



'2010 프로젝트 : 3000km 달리자'를 시작한지 이제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처음에는 자전거로 부지런히 출퇴근 한다면 3000km도 가능하리라 예상했지만, 이상 저온 현상으로 3월 중순에도 눈이 왔고, 연일 영하에 가까운 한파가 아침 기온을 장식하고 있어 자전거 출퇴근이 어려웠다. 4월이 되어도 날씨는 예년 날씨로 돌아오지 않았고, 게다가 거대한 황사 먼지가 며칠간 서울에 머물렀던 적도 있으며, 비도 여러번 내려서 자전거 출퇴근 횟수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이러다 보니 2월 22일부터 본격적인 기록을 시작한 이래, 자전거 출퇴근 횟수는 총 15회에 불과, 달린 거리는 고작 389km, 3000km까지 남은 거리는 2611km나 된다. 하루 24km를 달린다고 했을 때, 108일을 자전거 출퇴근을 해야 하는데, 12월은 자전거 출퇴근이 어렵다고 본다면, 앞으로 남은 날수의 절반을 자전거 출퇴근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기에 눈비 오는 날, 약속 있는 날을 제외하면 사실상  3000km 달성은 이루기 어렵다고 보아야겠다.

그렇다고 목표를 까맣게 잊고 기록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계속 기록은 정리할 것이며, 올 한해 동안 정리된 데이터를 근거로 내년에는 보다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마포대교에서 여의도 윤중로 입구(4월 14일)



여전히 자전거 출퇴근은 몸에 배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자전거 길이 즐거운 계절이다. 곳곳에 꽃들이 만발하고 봄바람이 휘청거리며 나를 흔들어 준다. 때로는 맞바람이 인생의 시련인 듯 마중 나오기도 하지만, 그 다음에는 언제나 뒷바람으로 탄탄대로를 수월하게 달릴 수 있게 해준다. 올해 내가 달리는 거리도 중요하지만, 자전거가 내 몸에 맞는 게 더 중요하다. 앞으로도 3000km를 향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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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마포구 용강동 | 노을 사진 찍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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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덕유산 산행에서 본 운해
지난번 덕유산 산행에서 본 운해


여차저차 하다 보니 4월 3일(토)로 일정을 잡았다. 올 초에 다시 백두대간 길을 걷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가급적 한달에 한번씩 가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가정사며 회사일이 그렇게 뜻대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내가 양보하고 맞추어야 할 일이 많다. 그만큼 나는 아주 작은 존재다. 하지만 나 하나쯤 빠진다고 일을 허투로 하거나 게을리 해서도 안된다. 그만큼 나는 중요한 존재라고 위안한다.

또, 백두대간 종주는 내 생의 목표이다.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남한내 백두대간 길을 천천히 밟아나갈 것이다. 생이 이어지고 남북이 연결된다면 백두산까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으며서 걷는 길이다.

이번 구간은 큰 산이 품은 길도 아니고 멋드러진 풍경이 있는 곳도 아니다. 찾아오는 이들은 나처럼 대간꾼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게다가 이번 길은 천상 혼자서 가야 한다. 이번에야 말로 봄꽃들과 다정히 인사하며 휘파람 부르며 봄의 기운이 깃든 산속 길을 오롯하게 걷겠다. 구름을 벗하고 바람에 흔들리며 지나온 길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제법 긴 산행이 될 듯하다. 하루에 걸어야 할 길이 21km가 약간 넘는다. 도상에 제시된 시간으로 계산해 보면 예상 산행 시간은 약 11시간 10분이 걸릴 듯하다. 여기에 휴식 시간과 점심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새벽 동틀 때 쯤인 오전 5시 30분부터 산행을 시작해 해가 저물기 전인 오후 5시 전에 끝낼 생각이다.

꽤 긴 산행이며 여지껏 하루에 걸었던 거리들 중에서 가장 긴 거리다. 지난 산행에서도 버거웠던 것을 생각하면 솔직히 무리라는 생각이 앞선다. 그러기에 만약을 대비해 덕산재에서 탈출할 생각도 하고 있다.

산길의 특징은 여러개의 재(고개)를 넘는다는 것이다. 산행도 빼재에서 시작해 부항령(고갯길이다)에서 끝난다. 중간에 된새미기재, 호미골재, 소사고개, 덕산재가 있다. 소사고개와 덕산재는 아예 차들이 지나는 도로이다. 그만큼 오르내림의 부침이 심할 듯한데, 그중 삼봉산에서 소사고개로 쭉 떨어졌다가 다시 초점산으로 치고 오르는 코스가 가장 힘들 듯싶다.

4월 3일의 무주-김천 지역 날씨는 구름 조금에 아침 최저 기온 영상 2도, 낮 최고 기온 영상 15도로 일교차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등산 당일 비소식은 없지만, 수요일과 목요일 비 예보가 있어서 길이 진창이 되어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백두대간을 타다 보면, 가장 복잡한 게 교통편이다. 비용의 대부분도 교통비가 차지한다. 이번에도 역시 교통편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우선 서울에서 빼재까지 가는 교통편은, 일단 거창까지 시외버스(남부시외버스터미널 막차 23:00분, 19,400원)를 이용한다. 그리고 다시 거기서 택시를 이용(네이버에서 계산한 메타요금으로는 19,900원/27.23km이나 부르는 요금은 따로 있는 듯, 3만원)해 이동할 생각이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도 복잡하다. 부항령에서 김천의 콜택시를 부른다. 이 경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택시비로 35,000원을 불렀다고 한다. 네이버에서 지도 검색을 통해 나온 택시요금은 약 28,00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역시 웃돈을 부른 듯하다. 거기서 김천역에서 기차를 이용해 상경한다는 계획이다. 김천역에 도달하는 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지만 김천역에서 서울가는 막차는 23:35(15,400원)까지 있다. 참고로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고속버스는 18:00가 막차인 듯하다.

이래저래 왔다갔다 교통비로 10만원을 채우는 셈이다. 이때 인원이 2~4명이 된다면 택시비를 나눌 수 있어 부담은 줄어 들 수 있다. 하지만 경험상 이마저도 뒷풀이 비용을 생각하면 같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함께 하는 산행을 통해 인간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다. 반면 혼자서 오랜 사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므로 이것 역시 비용으로 책정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2008년 7월 9박 10일 지리산-덕유산 종주 이후 2년 만의 나홀로 산행이라서 좀 떨린다. 이번에는 더 크게 외쳐야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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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상나무




부제 : 백두대간 24구간 중 네번째 구간 후반부 : 백암봉-빼재 구간 종주
날짜 : 2010년 2월 27일





| 동행 : 두 사람 그리고 구름                                          

두 사람. 한 사람은 대학 동기이며 동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친구. 또 다른 한 사람은 내 오랜 직장 상사. 한때 한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이었다. 모두 출판편집자라는 명함을 가지고 있어서 종종 만나면 술 한잔 나눈다. 일복 터지는 직장 생활을 서로 위로하는 일이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이 잘 맞는다. 이번에도 인연이 닿은 건지 셋이 함께 산행을 떠났다. 반은 내가 꼬신 것이고 반은 흥에 겨워 따라온 사람들. 그들에게 이번 산행은 즐거움과 힘겨움을 오가는 롤러코스트 같았을 것이다.

내 친구는 나와의 산행이 거의 20년 만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지리산을 다녀온 후로 처음인 셈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겨울산에 한번 같이 가자고 졸라댔다. 재작년엔가 겨울 산행 장비를 다 마련했다며 빨리 산행 날짜 잡으라고 닥달을 했다. 그래서 다늦은 이번 겨울의 끄트머리에서 극적으로 산행에 합류한 것이다. 그는 산행을 통해 여유를 찾고 싶어 했다. 주말마저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 치여 살던 그에게 이번 산행이 작은 돌파구가 되었을까?

그리고 직장 상사 김차장님. 인연으로 따지면 벌써 10년 가까이 알고 지내는 셈이다. 한솥밥을 먹는다지만 직장 상사라는 어려움도 있다. 다만 드러내고 살면 불편한 것들은 바닥에 내려놓고 사는 것이 지혜다. 같은 사무실에 있으면서도 얼굴 못 보는 날도 있다. 딱히 보고 싶은 얼굴은 아닐지라도 못 보면 심심한 얼굴이다. 게다가 그의 자리는 모니터 세개로 완벽하게 쌓은 철옹성 같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은 참을성인지 무심한 건지 헷갈린다. 다행히 이번 산행을 통해 똘똘 뭉쳐져 있던 자신을 살짝 풀어 헤칠 수 있었다고 한다. 그것 역시 여유라면 여유겠다.







오랜 세월을 가끔, 또는 자주 보았던 사람들이다. 비슷한 공간에서 종종 얼굴 마주하면 닮은 구석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나 닮은 것은 시간 뿐. 우리에게 과거는 멋들어진 추억이 되었고, 현재는 물샐틈없는 빡빡한 일상이며, 미래는 가늠하기 힘든 불안이 지배하고 있다. 업계 사람이 아니면 알아 들을 수 없는 농담들로 서로를 위안하기도 하지만, 공공의 비밀을 이용하여 급소를 가격할 수도 있다. 전쟁 같은 일상을 뒤로 하고 산에 왔다. 산에서는 그런 일상들이 하나의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발 아래 구름이 있고, 그 구름 밑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있듯이, 우리는 저 험한 세상사를 벗어나 구름 위에서 노니는 재미에 취해 하루를 흠뻑 적실 수 있는 여유를 즐긴다.

우리 셋 외에 부지런히 우리를 뒤쫓던 동행이 있다.





"너는 이만한 운해 풍경을 본 적이 있니? 산에 많이 다녀봤으니 본적 있겠구나."
"아니, 나도 이런 운해는 처음이다."

향적봉에서 중봉에 이르는 동안 폭포수처럼 계곡으로 쏟아져 내리던 구름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멀리 도도한 백두대간의 산맥들을 구름바다가 넘실거리며 조금씩 집어 삼켰고 멀리 있는 산들은 그속에 갇힌 외로운 섬이 되었다. 그때 누군가가 저 위에 뛰어내리면 푹신푹신해서 하나도 안다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우리는 구름 속에 갇혔다.

송계삼거리에서 신풍령 방향으로 빠졌을 때부터 이미 발목까지 쫓아왔더랬다. 처음에는 그저 멋진 풍광이었던 구름이 슬슬 빗방울을 뺨에 긋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더니 점차 적지 않은 빗방울을 쏟아냈다. 빼재에 도착한 우리들은 대부분 흠뻑 젖어 있었고 엄습해 오는 정월대보름날의 밤공기에 온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 雲 좋은 날 -
함께 간 이의 표현이다. 비구름에도 갇혀 보았으면서 여전히 향적봉과 중봉에서 만난 구름의 바다를 잊을 수 없었나 보다.








|| 8개의 봉우리와 3개의 고갯길을 지나다                                          

이번 백두대간 길은 전체 24구간 중 제 4구간의 뒷부분으로 도상 거리는 13.1km에 불과하다. 비록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타고 손쉽게 향적봉에 올랐지만, 이후 구간은 결코 녹녹치 않았다. 우리가 넘었던 봉우리만 8개이며 거쳐간 고갯길만 3개나 된다. 그만큼 오르내림의 부침이 심했던 구간이다.

봉우리 이름들은 다른 지방에서 보는 흔한 봉우리 이름과는 달랐다. 향적봉은 그렇다 쳐도 중봉, 귀봉, 못봉, 대봉, 빼봉 등의 외글자 이름 봉우리들은 매우 생소한 이름이다. 그나마 백암봉이나 갈매봉은 두글자 봉우리 이름이라 그런지 생소한 느낌이 덜하다.





지나온 고갯길 이름은 월음재와 횡경재, 그리고 마지막 기착지인 빼재(신풍령)이다. 이렇게 여러 봉우리와 고갯길을 지나오다 보니 쉽게 다리에 무리가 가기 마련. 사람들은 하나둘씩 말을 잃어갔다. 일행은 향적봉에서 송계삼거리까지 풍광에 심취해 신나게 걸었다. 그러나 막판 빼봉을 전후로 해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 속에서 해가 진 산속을 무언가에 쫓기듯 휘적휘적 걸어야 했다. 

백두대간을 탄다고 하니 사람들은 왜 그렇게 힘들여 산을 오르려 하느냐고 묻곤 한다. 산을 타는 일은 자신의 육체적 한계와 대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한계를 이겨내기 위해 정신력을 극한을 체험할 수밖에 없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에서 젖먹던 힘을 끌어 내고,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매우 독특한 체험이다. 나아가 나약하고 겁많은 자신과 만나는 일이다. 짭쪼름한 땀방울이 볼을 타고 입안으로 들어오는 경험, 물론 권할 만한 경험은 아니다. 그러나 거기에 산행의 묘미가 있다. 스스로 찾아가는 땀의 의미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정화, 나를 깨끗이 하는 힘이 산에 있다. 정화 능력. 숲은 단순히 공기만 맑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속으로 들어간 사람의 몸과 마음까지 정화한다.

산의 봉우리들은 멀게 있다고 느껴져도 가다 보면 가깝다. 저기까지 언제 갈까 싶다가도 가다 보면 의외로 가깝다. 현대인들의 거리 감각은 사뭇 다르다. 개봉동에서 자전거 출퇴근을 한다고 하면 놀라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먼데서 오냐, 시간은 얼마나 걸리냐며 묻지만, 실제 거리 12.1km를 말하면 그렇게 가깝냐며 반문하고, 한시간 이내에 온다고 하면 내가 무척 속도를 내며 달리는 줄 안다. 도시민들의 거리는 이미 시간 거리로 판단되며 실제 거리 감각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산은 그런 잃어버린 감각을 일깨운다. 자연의 소리, 바람의 방향, 동서남북의 방위, 가야할 길과 표지, 앞으로 걸어야 할 거리와 그에 소요되는 시간 등등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내 몸의 오감을 이용해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내가 느끼는 만큼 산도 나를 느낀다. 그냥 지나치던 바위 옆에서, 언제부턴가 앞발을 쫑끗 세우고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다람쥐도 그제서야 눈에 띄며, 발치에 치이는 오종종한 들꽃들도 나를 반기고, 산새들도 경계심을 풀고 내 주위에서 휘파람을 불러댄다. 멀리 까마득한 계곡에서부터 쓸고 올라오는 바람에는 온갖 산의 흔적들을 안고 달려 온다. 그 순간은 나도 자연이 되는 것이다.
 








||| 길에서 만난 봄 그리고 떠나는 겨울의 흔적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따뜻했고, 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이른 날이었다. 길은 길고 길었던 지난 겨울의 흔적을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따뜻한 양지녘의 길들은 지난 겨울의 눈들이 녹아 진창을 만들었고, 응달진 곳은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을 이루었다. 준비해 간 아이젠을 차는 것도 번거롭고 벗고 다닐려니 아슬아슬했다.

산행 초반에는 날이 참 좋았다. 혹시나 해서 두껍게 껴입었던 옷들을 벗어서 배낭에 넣었다. 구름은 저 밑에 깔려 있었고, 햇살은 완연한 봄기운을 전달해 주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뒤에서 쫓아오던 구름들이 기어이 우리를 뒤덮더니 결국은 비를 쏟아내고 말았다. 그 와중에 우리는 잠깐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누구는 무릎이 아파 쩔쩔 매기도 했다.





길이 눈길에 묻힐 수 있는 겨울이 특히 길을 잃기 쉽다. 앞서 가던 친구도 그만 눈이 뒤덮은 능선길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 가던 길의 끝에 있어야 할 길이 사라지고, 아득한 잡목숲만 앞을 가리고 있었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오는 도중 마침 우리와 같은 길로 산행을 하던  이의 도움으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덕유산에서도 대간 길은 대간꾼이 아니면 잘 찾지 않는 길이라서 잘 드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처럼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길을 잃을 수도 있다. 혹여 우리가 눈밭에 내놓은 발자국 때문에 다른 이가 길을 잃을까 걱정이다.

길은 이처럼 쉽게 열리지 않는다. 길을 잃어버렸다면 좋은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공간 감각 기능에 의지해 길을 찾아야 한다. 만일 그 중 하나라도 없다면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본 받을 만한 스승, 지혜로운 친구, 자신감이 없다면 다시 길을 되짚어 나와 처음부터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길을 다시 시작한다.

이미 만들어진 길이라 할지라도 내가 가지 않은 길은 아직 열리지 않은 길이다. 내 뒤로 길이 점점 길어질수록 앞에 남은 길은 짧아진다. 한걸음 한걸음이 산행을, 인생을 완성한다.






간간히 나타나는 길표지들이 반가운 것은 초행 산길의 유일한 안내자이기 때문이다. 앞서간 사람들의 친절한 배려이며 쉽게 지워져 버리는 산길의 충실한 나침반이다. 한동안 길표지가 나오지 않으면 갑작스런 두려움이 엄습한다. 혹여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닌가. 그러다가 작은 길표지라도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1991년 지리산에 처음 갔을 때도 길표지들은 매우 유용했다. 그러나 지금 지리산에서는 길표지가 대부분 사라졌다. 길표지가 필요 없을 정도로 길이 뚜렷하고 표지판이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오히려 길표지들이 자연을 헤친다. 하지만 백두대간 길은 다르다. 곳곳에 빠지는 샛길이 있고, 때로는 잡목과 풀들로 길이 가려지기도 하며, 엉뚱한 표지로 인해 길을 잘못들 수 있도  있다.

길은 그래서 기대와 두려움 모두를 동반한다. 길이 인생에 빗대어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가지 않은 길은 후회로 점철되며, 가야 할 길은 그래서 두려움으로 도사리고 있다. 그럴 때 나를 안내하며 지켜줄 동행과 표지가 있다면 그것은 행복한 길임에 틀림없다.

- 끝 -








산행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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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어서야 새해 계획을 세우는 늦장은 여전했다. 물론 아기가 생기면서 정신없이 1월이 훌쩍 지나간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나름의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여러가지 계획 중 하나를 오늘 공개해 본다.

2010 프로젝트1 : 자전거 연간 주행 목표 3000km 달성!

3000km. 155마일 휴전선을 6번 왕복하는 거리이며, 서울과 부산을 3번 반 왕복하는 거리, 3000리 금수강산을 두번 반은 다녀오는 거리이다.

작년의 자전거 패털을 보자면 턱없이 무리한 목표 조건일 수도 있겠다. 처음에는 한 2000km만 잡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어렵게 잡아야 그나마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주 높게 잡아 본 것이다.

계산은 네이버 지도로 해보았다. 도상 거리로 집(개봉동)에서 회사(공덕동)까지 최단거리는 12.1km가 나온다. 만일 한강 자전거도로로 우회할 경우 거리는 18.6km가 된다. 최단거리로 왕복시 하루 24.2km. 2000km로 목표를 잡는다면 90일 정도 출퇴근하여 충분히 목표 달성이 될 수 있다. 90일이면 4일에 한번꼴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조금 더 무리해 보기로 했다. 3000km라면 125일 동안 자전거로 출퇴근해야 하며, 이는 최소한 3일에 한번은 자전거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게 무슨 어려운 일이냐 싶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1월 달에는 단 한 번도 자전거로 출근을 하지 못했고, 2월 들어와도 후반기에나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아마도 장마철이 되면 운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정신없이 일이 몰아치는 날에도 쉽지 않다. 12시 넘어 끝나는 야근이 계속되는 날은 자전거 출퇴근은 접어야 한다.


자전거 주행거리를 기록하고 있는 구글 문서



가끔 한강으로 우회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 12.1km는 18.6km가 된다. 약 50%가 증가한다. 잘만 진행된다면 3000km는 좀더 쉽게 달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지난해 경험으로 봤을 때 어림없다. 그만큼 기록을 틈틈이 정리하고 계획을 꼼꼼이 세워야 가능할 것이다.

물론 지금의 자전거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핸들의 이상도 걱정이고, 여전히 자전거 운전자를 배려하지 않은 도로상태도 문제다. 무엇보다 체력이 과연 버텨줄까도 의문이다. 어제는 밤 10시에 끝나서 한강 자전거 도로로 우회하는데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마지막 집에 들어올 때는 녹초가 되어 버렸다.

뚜렷한 목표가 있다는 것은 달리는 말 위에서 힘껏 쥐고 있는 고삐와 같다. 고삐를 쥐고 있는 한 나는 내 의지를 끊임없이 시험해 볼 수 있다. 내가 굴리는 바퀴는 나뿐만 아니라 이 지구와 자연의 모든 것들을 향해 굴러갈 것이다.

길은 내 앞으로 열려 있고, 나는 그 길을 힘차게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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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에 가려했던 덕유산 백두대간 코스 산행을 다시 가려고 합니다.  지난번 덕유산 산행에 관련된 이야기는 '백두대간9 -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처럼 살아라'를 참고해 주세요. 함께 가실 분은 eowls@eowls.net 이나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사진은 2008년 덕유산에서 찍었던 사진.

백두대간 4~5구간 : (덕유산)백암봉-덕산재 산행


1. 대상지 : 덕유산 향적봉 출발 백암봉 시작 덕암재 도착


2. 기간 : 2010년 2월 27일(토)부터 2월 28일(일)까지(1박 2일)


3. 참석자 : 강대진 외 3명까지 가능


4. 장비 계획

○ 입을 것 : 등산화, 등산복 상하의, 속옷 상하의 2벌씩, 내의 상하의 1벌씩, 방한 재킷, 양말 3켤레, 털모자, 안면마스크 또는 마스크, 폴라, 장갑. 수건, 임시 담요, 판쵸의,

○ 먹을 것 : 버너, 코펠, 캠핑가스 3개, 라면3개, 쌀, 햇반2개, 고추장, 김, 육포, 장조림, 사탕 1봉지, 영양갱 3개, 수저와 젓가락,

○ 구급약 : 진통제, 뿌리는 파스, 붙이는 파스, 압박붕대, 해열제, 대일밴드 등

○ 산행 장비 : 배낭, 보조가방, 랜턴, 스틱1~2개, 아이젠, 스패치, 보온병, 두루마리 휴지, 칫솔, 비닐봉투, 라이터, 볼펜과 수첩 등 필기도구.

○ 기타 자유 장비 : (있어도 되고 없어도 상관 없음) 카메라, 손난로, 휴대폰, 라디오, MP3 등등

○ 숙박을 위한 준비 : 없음(민박이나 산장 숙박 예정)


5. 상세 일정

○ 12월 19일(토)

  ~ 04:40 구로역 도착 : 서울 → 무주리조트(경기 대원고속,02-575-7710)

  ~ 04:50 구로역 출발(구로디지털역 1번출구 LPG충전소 앞)

  ~ 08:00 무주리조트 도착

  ~ 09:00 리조트 아침 식사

  ~ 09:30 곤돌라 탑승(편도 8,000원)

  ~ 10:00 설천봉

  ~ 10:20 향적봉

  ~ 11:00 백암봉(1503, 송계 삼거리)

  ~ 12:20 귀봉(1390)

  ~ 14:00 못봉(1343)

  ~ 14:40 월음재(달음재)

  ~ 15:20 대봉(1263)

  ~ 16:00 갈미봉(1211)

  ~ 16:40 고사목과 헬기장

  ~ 17:30 빼재(신풍령) 도착_산행 마무리

  ~ 18:30 작은골 산장 도착 후 휴식

 ○ 12월 20일(일)

  ~ 05:00 기상

  ~ 06:30 아침 식사 및 출발

  ~ 07:00 신풍령 휴게소

  ~ 07:50 된새미기재

  ~ 08:40 호절골재

  ~ 09:10 삼봉산(덕유삼봉산_1254)

  ~ 09:40 오두재갈림길

  ~ 10:40 소사고개

  ~ 12:10 삼도봉(초점산_1249)

  ~ 13:10 대덕산(투구봉_1290)

  ~ 13:30 점심 및 휴식

  ~ 14:50 덕산재

※ 첫날 코스가 비록 곤돌라로 올라가는 코스이지만, 능선길이 꽤 복잡하고 오르고 내리는 일이 잦아서 체력 소모가 심하다고 함. 시간상으로도 꽤 빡빡하게 잡혀 있어 힘들 것으로 예상됨. 둘쨋날은 서울로 올라가는 시간을 생각해 서둘러야 한다.


6. 예상되는 비용

○ 교통비 : 54,500원

  - 서울-무주 리조트 : 20,000원

  - 무주리조트 곤돌라 탑승비(편도) : 8,000원

  - 덕산재-김천행 버스 : 1,500원 또는 택시 : 10,000원(☏대덕택시 : 054-434-2009)

  - 김천-서울 : 16,500원(우등)

○ 숙박비 : 30,000원

  - 빼재 작은골 산장(055-941-1110 010-6314-5810) : 30,000원

○ 식사 및 영양식 : 27,000원

  - 1일 아침 식사(무주리조트 안) : 6,000원

  - 1일 점심 (간이식-빵) : 2,000원

  - 영양식(영양갱과 쵸코바) : 2,000원

  - 사탕 1봉지 : 1,000원

  - 1일 저녁(산장 식당 이용) : 7,000원

  - 2일 아침 6,000원

  - 2일 점심 (간이식-빵) : 2,000원

  - 영양식(영양갱과 쵸코바) : 1,000원

○ 기타 20,000원

  - 예비비 : 20,000원


>>>> 총 13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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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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