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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My On-Line Story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하다

구상나무 구상나무 2011.04.12 19:25




접이식 자전거 블랫캣3.0은 오랜만에 기지개를 폈다. 관절들이 굳어 있을까 걱정했지만 녀석은 무리없다고 자신만만했다. 얼마전에 기름치고 점검해주었더니 기고만장이다. 그러나 얇은 옷속에 숨어있던 내 속살들은 파고드는 아침 기운에 넌더리를 쳤다. 아무래도 방풍쟈켓이라도 하나 더 입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그러나 이미 늦은 일이다. 페달을 돌리는 힘이 열에너지로 전환되는 시간을 기다릴밖에. 그렇게 조심스럽게 자전거를 밀고 나아갔다.

불과 5분만에 길을 헤맸다. 목감천에서 안양천으로 접어들었다가 곧장 고척교로 오르는 길이 사라진 것이다. 예전에 있던 정수사업장 옆의 샛길이 공사로 바뀌어서 못알아보고 지나쳤다. 너무 오래 쉬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같은 길을 오래 달리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몸이 먼저 길을 알아본다. 어디에서 돌출구간이 있고, 어느 길에 파인 구멍이 있다는 것을. 어디에서 차량들이 신경질적인지, 다음 신호가 어떻게 변화될지 등등. 차도로 올라오니 몸이 길을 기억하고 있다. 오랜만이지만 기분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처음의 긴장감은 많이 물러났다. 더구나 지난해 마지막 자전거 출퇴근 때보다 도로사정은 매우 좋아졌다. 문래고가가 철거된 뒤에 넓어진 차도는 자전거가 다니기가 편했다. 또 여의도를 관통하는 도로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따로 마련되어 옆의 자동차들의 눈치(혹은 경계)는 덜 보게 되었다.

봄바람은 대단했다. 집으로 오는 퇴근길이었다. 서해 바다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바람이었을 거다. 엄청난 바람이었다. 마포대교 위에서 흔들리는 운전대를 느꼈다. 툭툭 옆구리를 치고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마포대교와 여의도를 지나와야 했다. 영등포 롯데백화점 삼거리가 가장 위험한 구간이다. 길은 좁은데 차량통행이 많다. 자전거가 다니는 끝차선의 도로 상태도 울퉁불퉁 엉망이다. 이 구간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다. 가장 긴장된 구간이다.

오랜만에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나니 몸이 녹초가 되었다. 겨우내 몸이 많이 망가진 것이다. 9월 즈음에는 춘천까지 자전거 도로가 뚫린다고 한다. 그때까지 열심히 몸을 단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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