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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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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My On-Line Story

문 좀 두들겨 주세요

구상나무 구상나무 2011.02.08 21:51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 관련기사 바로 가기

한 젊은 여성 작가 최고은 씨가 남긴 마지막 유서 같은 쪽지입니다. 트위터에서도 최고은 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지금도 조용한 물결을 이루며 퍼지고 있습니다. 불공정한 영화계 관행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네요. 그러나 영화계만 그럴까요. 출판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교과서 출판물의 경우 합격 불합격에 따라 출판노동자들의 목숨이 왔다갔다 합니다. 책의 실패에 직접적 책임이 있을 교수 등의 저자는 이미 선인세라는 명목으로 기대 이상의 고료를 챙기고 다음 교과서 시즌이 되면 다시 아무일 없다는 듯 저자로 이름을 올립니다. 많은 편집 노동자들은 심의에서 탈락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를 떠나고, 고통의 시절을 보내다가 다시 저임금의 아웃소싱 출판 시장이나 별로 나을 것 없는 타사에 좋지 않은 조건으로 재취업하게 됩니다.

고 최고은 씨의 일이나 출판노동자들의 현실은 영화사나 출판사가 떠 안아야 할 손해를 온전히 최하층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사례이며, 이런 일은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죠. IMF가 그러했고 최근의 외환 위기 사태가 그러했으며, 전세 대란과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부자들의 위기를 떠넘기는 것일 뿐이죠. 우리 사회는 계급 사회입니다. 그리고 그 계급에서 돈이 있는 사람들이 힘을 가진 사회입니다. 사회 지도층의 선행 따위를 기대하기 힘든, 혹여 있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악행을 감추기 위한 장치일 뿐인 그런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대해야 합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여기저기서 거대한 힘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보내야 합니다. 이명박 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실제로 고통받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이웃들의 문을 두들겨 봅시다.

고 최고은 씨의 명복을 빕니다...



1 Comments
  • 프로필사진 LomoBadak 2011.05.28 22:39 신고 안녕하세요. 미래엔 출판사의 교과서 편집직에 지원한 취업 준비생입니다.
    교과서 편집업무에 관련한 정보를 찾다가 홈페이지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이 없기에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렇게 웹상에서 현직업무에 관한 내용을 올려주시니 정말 도움이 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몇가지 질문과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1. 안정성에 대하여
    써주신 글을 보니 교과서 편집자들은 교과서의 채택여부가 조직에 몸담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살짝 걱정이 되네요..^^; 정말 현직에서는 그러한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2. 업무내용에 대하여
    제가 지원한 분야는 정확히 <교과서 기획 및 개발> 분야입니다.
    기획, 개발 분야의 업무가 어떤 업무인지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일반적인 편집자의 업무중에 기획, 개발등도 포함되어 있는지요.
    +과목별로 지원을 했습니다만(영어, 일본어 등)
    만약 영어로 지원을 했는데 나중에 일본어 교과서쪽 업무를 맞게되는 경우도 있는지요.
    가능하면 전공을 계속해서 활용할 수 있는 과목을 하고싶습니다.

    3. 기타
    교과서 개발자 분들의 일반적인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교과서 편집 일을 하시면서 힘드신 점, 보람된 점에 대해서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교과서 개발 분야에 몸담으려고 하는 후배에게
    조언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릴께요..^^

    주저리 주저리 질문이 많네요. 바쁘신데 귀찮게 하는것은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시간이 있으시면 wisdomori@naver.com 이나, 댓글 형식으로 꼭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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