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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구상나무

부부, 공간을 나누고 키운다 본문

구상나무 아래에서/My On-Line Story

부부, 공간을 나누고 키운다

구상나무 구상나무 2011.02.06 21:10


후배에게 보낸 트위터 메시지였다. 후배 @choan2 는 3주간 출장을 떠나는 아내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와 텅 비어 있는 집안의 모습을 보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트위터에 띄웠다.



그의 메시지를 보며, 남다른 인연으로 살아가는 후배 부부의 모습이 좋아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시간은 참 빨리 간다. 나도 벌써 결혼 4년차로 접어들었다. 아기가 태어났고 전세 계약이 끝나가고, 어머니 환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10분의 1을 아내와 같이 보내고 있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 작년 봄, 아내는 잠시 구례에 계시는 장모님 댁에서 몸을 의탁한 일이 있다. 해산 이후 조금은 무리한 듯해서 기왕이면 마음 편하게 어머니 집에서 봄을 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합의하에 이뤄진 일이었다. 불과 한달도 안되는 시간이었는데도, 아내가 떠난 자리는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더랬다. 한동안 아내가 쓸고 닦았을 방구석과 음식을 하고 설겆이를 했던 싱크대를 우두커니 바라볼 때가 있었다. 함께 생활했던 공간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을 때의 느낌. 내가 바쁘다고 늦게 오거나 외박을 했을 때 아내가 느꼈을 그런 마음들이 오롯이 가슴을 때렸다.

애틋한 마음이 자리잡자 그리움이 깊어갔다. 결국 2주만에 차를 몰고 구례까지 5시간여를 달려 내려갔다가 오기도 했다. 가끔, 아니 아주 자주, 결혼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그리움 애틋함을 선물해 준 사람이 내 곁에서 항상 나를 지켜주고 나를 아껴주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내내 야근과 주말 특근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적은 요즘, 아내는 무척 힘들어한다. 강추위도 한몫하고 있지만,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과 시간의 절대부족이 큰 원인이라고 본다. 이번 일이 끝나면 봄이 올 것이다. 다시 우리들의 화양연화를 그려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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