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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판결에 대응하는 관계자들의 자세

구상나무 구상나무 2009.09.03 11:33


정권 입맛대로 교과서 손보기 ‘제동’

한겨레 1면에 금성출판사가 나오다니, 창사 이래 고만고만한 학습지 교과서 출판사가 신문지상의 1면 머릿기사로 등장한 예는 그리 흔치 않다. 어찌됐건 전대미문의 이런 관심에 금성출판사가 덩실덩실 춤을 출만한데 내용은 그다지 유쾌한 내용이 아니다. 실상 울고싶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여러 언론들의 반응을 정리한 민노씨의 글-[오늘의 사건/사설] 금성 역사교과서 수정 사건-참조)

보도 내용은 이러하다. 재판부는 금성출판사에서 발행한 근현대교과서의 발행과 배포를 중지하는 한편 금성출판사 측에 손해배상의 책임을 물어 각각의 저자에게 400만원을 배상토록 판결했다. 한겨레신문 등은 이번 판결을 교과부의 인위적이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 수정에 일침을 가하는 판결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내용은 법률로 보호되고 있는 저작권(정확히 저작인격권)과 하위 규정인 교과부 규정(대통령령 포함)과 사인간의 계약 조건의 싸움이었다. 저작권법의 강위력함은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려져 있으니, 이 게임은 당연히 상위법인 저작권법의 승리로 끝날 것은 눈에 보듯 뻔한 결과다. 그래서 그런지 법원과의 싸움에서 수정의 내용이 저작인격권을 훼손할 만한 내용이냐 아니냐가 쟁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적 내용이 수정되는 만큼 법원은 저작자들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이번 판결에 금성출판사 관계자는, “교과서는 다른 출판물과 달리 집필 과정 전체가 교과부의 지침에 따라 이뤄지는데, 이번 판결은 이를 원천적으로 부정한 것이라고 본다”며 “출판사 처지에서는 항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나왔다.
이 속내를 들여다 보자면, 교과서 기획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나, 이후의 교과서 수정지침 등이 모두 교과부에서 나오는 만큼 판결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나 언급이 없던 것이 아쉽고, 좀더 나아가자면 출판사는 억울하다는 점일 게다.(어디까지 나의 상상일 뿐, 직접적 사실과의 관계는 알 수 없음)

다음 교과부 관계자의 말은 "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을 보고 난 뒤 대책을 마련하는 게 맞다"라고 했다. 사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얻기 위해서는 소송당사자들이 항소를 해야 한다. 저작자들이 항소를 제기한 목적은 수정된 교과서의 발행과 배포를 중지하는 것이었던 만큼 그것이 받아들여진 판결에 항소를 할 이유는 없다. 반면, 금성출판사의 경우 항소를 하던가, 판결대로 발행을 중지(배포는 검정교과서협회의 소관)하는 수밖에 없는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하위 규정이나 명령이 상위법률을 이길 수는 없는 만큼 항소를 해도 이기기 힘든 싸움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소를 하겠다는 입장에 혹시 교과부 관계자의 입김이 서려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항소를 통해 계속해서 책을 발행한다면 그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익이 앞으로 대법원까지 들어가는 소송비용이나 시간 비용, 회사 이미지 등을 고려한다면 이익을 장담하는 것도 어렵다.

여러가지 또 다른 변수들이 있을 수 있다. 어찌됐건 고래싸움(이념 논쟁, 저자와 교과부의 싸움 등등)에 새우등(출판사와 편집자) 터지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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