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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구상나무

시끌벅적해야 맛있는 춘천 닭갈비 본문

생활 여행자/바글보글지글

시끌벅적해야 맛있는 춘천 닭갈비

구상나무 구상나무 2008.12.31 10:36






먹으면 다 똥이 되고 만다고 하지만, 좋은 음식을 먹어 본다는 경험만큼 뿌듯한 기억이 있을까. 그러기에 여행에서는 그 지방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빠질 수 없는 과정의 하나다. 그렇다면 여행에서 만나는 음식은 어떻게 느끼는 게 좋을까? 좋은 맛이라는 건 단순한 혀의 감각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의 색과 요리가 되는 소리, 그리고 요리에서 나는 냄새 등이 모두 어우러질 때 그 아름다움이 더한다. 물론 음식을 먹을 때의 분위기와 곁들여 먹는 음식, 그리고 음식을 함께 즐기는 사람이 누구인가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우리의 대표 음식인 김치와 고추장에서는 붉으죽죽하게 펄펄 살아 숨쉬는 기운의 색감이 느껴진다. 이 색감이 우리나라 전통의 요리 색감이다. 매콤하고 시큼하게 달려드는 맛이 혀에 착 감겨온다. 우리 맛의 기본이 여기서 시작된다. 춘천 닭갈비 역시 그런 음식 중의 하나다. 붉은색의 양념은 그 가게의 유일한 비법으로 절대 공개되지 않으며 다른 가게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내는 요소다.


닭갈비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닭’과 ‘갈비’의 결합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육고기에 비해 저렴한 닭을 고급 요리인 ‘갈비’처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일 것이다. 닭갈비는 토막낸 닭을 포를 뜨듯이 도톰하게 펴서 양념에 재웠다가 갖은 야채와 함께 철판에 볶아 먹는 요리이다. 양념에 재워야 하는 만큼 이 양념의 맛이 그 식당의 성패 여부를 가른다.




춘천에 왔으니 닭갈비를 안 먹어볼 수 없다. 택시 기사에게 닭갈비 맛있는 집을 추천해 줄 수 있냐고 물으니 ‘우미닭갈비’를 가보라고 한다. 어디든 다 비슷한데, 보통, 사람 많은 집이 맛있는 곳 아니겠냐고 하신다. 보통 사람들의 상식이다.


닭갈비 먹으면서 소주 한 잔도 하셔야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고기 먹을 때는 꼭 소주가 필요해요. 허허. 아 그래도 이왕 춘천에 오셨으니 닭갈비에 소주 한 잔 드시고 밥 한공기 볶아서 뚝딱 해치우면 든든하죠.



춘천 닭갈비의 역사를 봐도 닭갈비는 서민들의 음식이다. 1960년대 말 선술집 막걸리 판에서 숯불에 굽는 술안주 대용으로 개발된 닭갈비는 값이 싸고 맛있다보니 춘천 군부대의 군인들이 외출을 나와 즐겨 먹었고, 자연스럽게 젊은이들 사이에서 값싸고 맛있는 음식으로 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얻게 되었다. 70년대에 닭갈비 한 대 값이 불과 100원에 불과해 ‘대학생 갈비’ ‘서민갈비’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옛날에는 도시락에 비벼 먹었다고 하는데, 이는 지금도 닭갈비를 먹고 나서 밥을 볶아 먹는 풍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08년 11월 한국전화번호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춘천 닭갈비’ 식당은 총 639개. 그중 춘천에 있는 ‘춘천 닭갈비’ 식당은 단 14곳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춘천에는 닭갈비 집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역시 자료에 따르면 22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춘천 닭갈비’는 지방향토음식을 넘어 전국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닭갈비의 인기는 올해(2008년) 축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8월 29일부터 9월 3일까지 춘천일대에서는 춘천 닭갈비․막국수 축제가 열렸다. 분리되어 열렸던 축제가 하나로 통합된 첫해의 성과는 대단했다. 통합 첫 회임에도 75만명이 방문하는 대성황을 이뤘고 311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3억원의 소득유발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춘천시도 이에 발맞춰 2011년까지 닭갈비를 명품화하겠다고 나섰다. 국비 15억원 등 모두 30억원의 재원이 투자될 이번 명품화 작업은 역량 강화 컨설팅, 농가와 음식점의 교육·견학, 명품화 연구·마케팅, 지리적 표시제 도입, 업소 이미지 개선 지원, 인증패 부착, 청정사육 환경 및 유통지원 등으로 나눠 추진된다.






우민닭갈비는 골목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4시 반 경에 들어갔는데도,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여기저기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의 맛있는 냄새가 허기를 더욱 자극했다. 닭갈비는 서민음식이니 조용하고 우아한 분위기에서 먹기 보다는 이런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좋다.

시끌시끌한 분위기와 왁자지껄 떠들썩한 소리 속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의 냄새와 잔을 쨍하니 부딪는 소리들이 어우러지는 곳에서 먹어야 맛있다.

닭갈비가 어느 정도 익어간다 싶으면 먼저 떡을 먼저 먹으면서 허기진 속을 살살 달래준다. 닭갈비는 부드럽고 씹기 편한 만큼 양배추 등 야채와 같이 해서 먹으면 씹히는 맛이 있어서 좋다. 어느 정도 닭고기를 다 먹었다면 밥 한공기를 볶아 달라고 하자. 바닥이 살짝 눌어붙을 만큼 되면 그때부터 살살 긁어먹는다. 적당히 눌러 붙은 밥을 긁어 먹으면 고소하니 맛있다.

그럼 누구랑 먹는 게 좋을까? 소주 잔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는 친구가 좋다. 애인이 술친구도 해준다면 금상첨화다. 소주 한 병은 금세 동이 날 것이다.

그렇게 두어 시간 남짓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오면 어느새 춘천 시내는 어둠이 깔려있다. 춘천의 명동거리를 거닐어 보면서 소화도 시키고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들을 담은 사진들도 보면서 키득키득 웃어보자. 배도 부르고 웃음도 나오니 이 아니 즐겁겠는가.


 

명동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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