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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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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

지난 금요일의 촛불집회

구상나무 구상나무 2008.06.0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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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회는 처음이다. 그렇게 많은 시위와 집회로 거리에 서봤지만, 이번만은 분위기가 다르다.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가족도 보이고, 연인끼리 나온 사람도 있다. 넥타이 메고 앉아있는 셀러리멘도 있는가 하면, 투쟁조끼를 입고 있는 노동자도 보인다. 중절모에 머리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도 있고, 개량한복 입고 나온 할머니도 보인다. 마실나온 것처럼 가벼운 옷차림의 아주머니가 있는가하면,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한 옷차림에 세련된 화장을 한 아가씨도 있다. 나처럼 자전거 타고 나온 사람들도 보인다. 그뿐인가, 군복을 입고 시위대를 보호하는 예비군들이라니! 마스크를 하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중고등학생이다. 교복을 그대로 입은 아이들도 보인다. 여기에 배후도 없고 주동자도 없다. 이런 집회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지금 우리 민중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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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나. 비폭력무저항을 외치며 촛불 하나 들고 광장으로 나온 이들에게, 제발 우리 얘기 좀 들어 달라고 청와대로 향하는 이들에게 정권은 무력진압을 선택했다. 살수차를 동원해 시민들의 얼굴을 공격하고, 막으라고 준 방패로 학생들의 얼굴을 가격하고, 도둑 잡으라는 진압봉으로 여성들의 뒤통수를 때리고 있었다.


지금은 이미 배후세력도 없고 주동자도 없는 상황이다. 오늘은 또 얼마나 연행할까. 그리고 또 내일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칠까. 정권의 폭력에 저항하는 방법은 더 많은 이들이 거리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국민의 평화적 시위에 물대포와 방패와 진압봉으로 맞서는 정권에게 더이상의 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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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어떤 발표가 나올까? 기대하나마나다. 내일은 동네 구멍가게에서 초하나 사들고 광화문에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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