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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구상나무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다 본문

생활 여행자/하늘을 달리는 자전거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다

구상나무 구상나무 2007.09.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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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배우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있다. 특히 몸에 밴 기술의 경우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평생 각인되는 것이다. 그런 것에 자전거가 있다. 지난 토요일 후배의 부탁이 있어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줄 일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넘어지는 공포, 그리고 충돌의 공포다. 공포는 사람의 행동을 제어하는 주요한 감정의 하나이지만, 그 공포를 넘어섰을 때 느끼는 희열은 또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후배도 그런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는 그 배움으로서 얻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믿음 그리고 희망


“걱정 마, 내가 자신하건데, 너 한 번도 안 넘어지고 자전거 배우게 해줄게. 믿어봐.”


사실 자신할 수 없지만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믿음일 것이다. 그래야 가르치는 사람의 말을 믿고 따르는 힘이 생긴다. 자전거를 배울 때 뒤에서 꼭 잡아주고 있다는 믿음, 넘어질 때 달려와 일으켜 주면서 상처를 돌봐줄 것에 대한 믿음은 마음과 마음이 연대하는 것이다. 교육은 이렇게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1:1 교육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공간 


“토요일 10시 여의도 공원 태극기 앞에서 보자.”


자전거를 배우기 좋은 곳은 공터다. 길 보다는 탁 트인 넓은 공터를 택해야 마음이 더 안정된 상태에서 자전거를 배울 수 있다. 여의도 공원을 택한 것은 일단 자전거를 고를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많고 워낙 넓은 공간에다가 편의 시설도 갖추어 있어서 가장 적합하다고 보았다.


자전거 고르기


“어때 앉아보니까 편하지. 다리도 땅에 닿으니까 안정되고.”


우선은 자전거와의 첫만남이 중요하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핸들은 일자보다 U자형태로 핸들이 몸쪽으로 꺾어진 것이 편하다. 그리고 안장의 높이는 안장에 앉아서 발을 내렸을 때 두 발이 땅에 닿을 정도로 낮게 하는 게 좋다. 이런 조건을 갖추었을 때 자전거에 탄 사람의 등이 곧게 펴져 있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전방의 먼곳을 볼 수 있다. 


시선


“자전거로 달릴 때 가급적 10m 앞으로 보려고 해봐. 핸들이나 앞바퀴를 보고 있으면 십중팔구 넘어져.”


자전거가 가지는 속도감은 사람의 걷기보다 빠르다. 당연히 처음 자전거 배우는 사람은 그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동차를 타보았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다리를 움직여 달리기는 처음일 테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중심을 잡지 못해 핸들이 흔들려 시선이 핸들에 집중되거나 1~2m 앞으로 시선이 고정된다. 위의 자전거의 잇점은 고개를 들어 멀리 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페달 밟기


“일단 페달을 하나 높이 올려. 그리고 다리 하나는 땅에 기대고 있다가 땅에 디딘 발은 뒤로 차주고, 페달은 힘껏 밟아서 앞으로 나가는 거야.”


첫 출발할 때는 페달하나를 가장 높은 지점에 놓고 그 위에 발을 올린다. 다른 발은 땅에 내린다. 그러면 발을 박차고 페달은 힘껏 밟았을 때 별다른 페달운동 없이도 최소한 2m 정도는 나갈 수 있다. 이러면서 균형감각을 조금씩 익힐 수 있다.


중심잡기 그리고 브레이크


“넘어질 것 같으면 그냥 발을 땅에 내려서 기대. 하지만 최대한 멀리 나가보겠다고 생각해야해.”


역시 가장 어려운 일이 중심잡기다. 뒤에서 자전거를 붙잡아 주는 건 넘어지지 말라고 하는 거지만, 여기에 너무 오래 기대면 배우는 속도도 그만큼 더 걸린다. 자전거를 고를 때 안장에 앉아 있을 때도 발이 땅에 닿는 것을 고른 것은 넘어질 상황에서 스스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후배는 페달을 한두바퀴 돌리다가 발을 땅에 내리고 다시 처음 페달을 준비해 나아가 1~2바퀴 돌다가 다시 내리다가 어느덧 페달의 횟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뒤를 잡아 준 것은 처음 한번 달렸을 때 뿐, 그 다음에 잡아준 적이 없다. 후배가 스스로 달리기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정도 달릴 수 있다면 곧바로 브레이크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 자전거마다 틀리지만 주브레이크가 있으니 그것에 익숙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된다.


회전


“달리는 자전거는 잘 안 쓰러진다. 회전할 때는 몸이 약간 기울어질 수 있어. 회전이 클수록 기울기는 더 커지는게 원심력의 법칙이지. 기울어지는 걸 겁먹지 말고 그 상황을 잘 제어해봐.”


스스로 달리는 것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회전은 역시 어렵다. 처음부터 무리한 회전을 하지 않았다. 여의도 광장은 넓으니까 크게 회전하다가 점차 그 원의 크기를 작게 해갔다. 원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것은 회전이 점점 커진다는 말이다. 광장에서 자전거를 배우면 이렇게 가르치는 사람의 힘이 덜 들어가도 충분히 혼자서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주행


“공터는 넓게 트여있지만 길은 한정되어 있어 조금 답답할 거야. 또 여러 가지 돌발 상황도 있고 곳곳에 방지턱도 있어. 아스팔트 길이 아닌 곳도 있어 느낌이 많이 다를 거야.”


어느 정도 회전이 익숙해지고 급회전도 익혔고, 급정지도 잘 하고 있다면 여의도 공원 주변의 자전거길을 달려 보는 게 좋다. 보행자도 많고 과속방지턱도 있고, 자전거를 배우는 사람들도 있고, 산책하는 이들도 있다. 따라서 속도 보다는 여러 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하는 게 좋다.


한강길을 달리자


“자 이제 본격적인 주행을 해 보자. 속도도 좀 내보고, 알았지?”


여의도 공원길을 나와 한강길로 나가면 진짜 주행이 시작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속도도 매우 빠르고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도 종종 보여 잘못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충분히 여의도공원 내에서 연습을 마쳐야 한다. 다행히 토요일 이른 오후라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날씨도 좋았고 시야도 맑게 트여서 달리는 속도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여의도공원을 나와 국회의사당을 지나 당산역을 넘어 선유도 공원 다리 아래까지 와서 쉬었다. 좀 쉬면서 보니 그래도 약간의 상처들이 있었나 보다. 종아리에 넘어진 자국이 좀 있었고, 손에 약간의 생채기가 있는 정도다. 주행까지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생각해 보니 나는 자전거를 언제 배웠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자전거로 누구에게 배웠는지도 잊어버렸다. 그렇지만 이전에 나에게 자전거를 배우다 실패한 몇몇 분들에게 미안하다. 지금이라도 좋으니 혹시 자전거 배울 생각이 있는 분은 밥만 사준다면 시간내 줄 의향이 있으니 연락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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